Phonetics/음성학

일반 청자의 아동 발화 단음절에 대한 교차 지각 분석*

하승희1, 소정민2, 윤태진3,**
Seunghee Ha1, Jungmin So2, Tae-Jin Yoon3,**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한림대학교 언어청각학부
2서강대학교 컴퓨터공학과
3성신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1Division of Speech Pathology and Audiology, Hallym University, Chuncheon, Korea
2Department of Computer Science and Engineering, Sogang University, Seoul, Korea
3Department of English Language and Literature, Sungshin Women’s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ing author : tyoon@sungshin.ac.kr

© Copyright 2022 Korean Society of Speech Scienc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an 25, 2022; Revised: Mar 05, 2022; Accepted: Mar 06, 2022

Published Online: Mar 31, 2022

국문초록

자음의 정확도와 습득 시기에 관한 국내외 선행연구들은 상당히 많은 반면, 유아 혹은 아동의 발화를 대상으로 한 비전문가 혹은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지각 실험은 상당히 빈약한 편이다. 본 논문에서는 그러한 공백을 채우기 위해 2세에서 6세 사이의 아동들이 자신들에게 친숙하다고 판단되는 단음절 단어를 발화하게 하여, 이 단음절 단어를 자극으로 사용하여 일반 성인화자들을 대상으로 교차 지각 실험을 수행되었다. CVC 형태의 단음절 단어들은 2−6세 사이의 아동들의 발화에서 추출되었으며, 전체 20명으로 구성된 성인 화자들을 5 그룹으로 나누어, 아동 발화를 들리는 대로 받아 적게 하는 과업을 수행하였다. 분석을 위해서는 다음의 3가지 조건을 상정하여 분석하였다: (1) VC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초성 자음만 아동의 조음과 성인의 화자가 일치하는 조건, (2) 종성은 고려하지 않으면서 CV 형태만 조음과 지각이 일치하는 조건, 그리고 (3) CVC 형태인 단어 전체의 조음과 지각이 일치하는 조건.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단어 전체의 일치도가 가장 낮았으며, 초성만 고려했을 때의 일치도가 가장 높았다. 또한 일반적인 경향은 아동들의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아동의 발화와 성인의 지각 반응 사이에 일치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아동 자음의 습득 연령이 빠르면 2세부터 시작되어 5세 정도면 거의 완성된다고 보고한 전문가들의 진단과는 달리, 일반 성인 화자들은 아동의 발화에 대해서 적어도 5세 정도는 되어야 75% 정도의 일치도를 보이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본 연구는 아동의 언어 발달 과정에서 관찰되는 일반 성인들의 지각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즉 본 연구가 가지는 의의는 아동의 말소리 습득과 관련하여 전문가의 정확한 판단과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 혹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 성인의 지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동 발달 과정에서 5세 전의 아동들에게서 다소 알아듣기 힘든 단어나 자음이 관찰되더라도, 이는 말소리 지연이나 언어 장애와 관련된 현상은 아니라, 아동의 말소리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성인이 가지는 지각의 한계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Abstract

Previous studies have provided important findings on children's speech production development. They have revealed that essentially all aspects of children's speech shift toward adult-like characteristics over time. Nevertheless, few studies have examined the perceptual aspects of children's speech tokens, as perceived by naive adult listeners. To fill the gap between children's production and adults' perception, we conducted cross-sectional perceptual studies of monosyllabic words produced by children aged two to six years. Monosyllabic words in the consonant-vowel-consonant form were extracted from children's speech samples and presented aurally to five listener groups (20 listeners in total). Generally, the agreement rate between children's production of target words and adult listeners' responses increases with age. The perceptual responses to tokens produced by two-year old children induced the largest discrepancies and the responses to words produced by six years olds agreed the most. Further analyses were conducted to identify the sources of disagreement, including the types of segments and syllable structure. This study makes an important contribution to our understanding of the development and perception of children's speech across age groups.

Keywords: 일반 성인 청자; 아동 말소리; 교차 지각 분석
Keywords: naïve listeners; children’s speech; cross-sectional perception studies

1. 서론

말소리를 습득해 가는 아동이 분절음을 정확하게 습득하는 지, 발달과정에서 습득 연령이 언제인지는 정상 아동의 언어발달과 더불어 말소리 장애 아동의 발달연구에도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되어 많은 연구들이 행해져 오고 있다(Benthal et al., 2016; Ha et al., 2019; Kim & Pae, 2005; Kim et al., 2017; McCormack et al., 2011). 자음의 정확도와 습득 시기에 관한 국내외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연구 결과에 세부적인 차이점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경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자음이 정확하게 습득되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일반적으로 채택하는 것은 소위 75% 규칙이다. 즉 아동발달 연구에 참여한 아동 중 75% 이상이 바르게 산출한 숙달 연령을 기준으로 자음의 습득 연령을 결정하는 것이다(Ha et al., 2019; Kim et al., 2016; Kim et al., 2020; Kim & Stoel-Gammon, 2011). 이와 같은 기준을 사용하여 언어발달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자음이 여러 연령대에 걸쳐 습득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파열음이나 비음은 2세 전후로 아주 이른 시기에 습득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마찰음의 경우는 5세 전후나 되어야 습득된다.

한편 아동들의 자음 발달에 대한 평가와 연구는 기본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한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평가에 비추어 볼 때 아동들의 자음 습득은 아주 이른 시기부터 이루어진다. 하지만, 아동의 말소리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청자들의 경우는 아동의 음성에 대한 지각상의 정확도가 당연히 떨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Munson et al.(2012)은 경험이 풍부한 언어치료사와 임상 경험이 없는 학부생들의 아동 발화에 대한 지각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구체적으로 21명의 경험이 많은 언어치료사(speech-language pathologists)와 21명의 경험이 없는 학부생이 아동들의 자연발화 중 어두에서 관찰되는 /s/-/θ/, /t/-/k/, 그리고 /d/-/g/를 목표음으로 정하여 지각하게 하는 실험을 통해, 임상전문가들의 지각이 학부생들의 지각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일 정도로 더 정확하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일반적으로 경험이 많은 언어치료사가 말소리의 발달 및 분절음의 습득과 관련한 연구를 통해 2세 전후부터 자음의 습득이 시작된다고 하는 것을 일반적인 성인 혹은 어린 자녀를 기르는 부모가 알게 되는 경우를 상정해 보자. 일반적으로 결혼과 출산 이전에는 어린 아이들의 말소리를 듣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양육자의 입장에서 아동의 말소리에 대한 지각이 언어치료사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이러한 경우 자녀의 말소리가 늦게 습득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불안이 커질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일반 성인과 경험이 많은 임상가 사이에 아동 발화의 지각에 있어서 간격이 있음에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아동 발화에 대한 지각을 연구한 사례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Kaiser et al., 2009; Munson et al., 2012; Wolfe, et al., 2003). 더욱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지각실험이라도, 이러한 지각 실험의 설계는 대체로 최소대립쌍(minimal pair)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음소들 사이의 구분과 관련된 것이다. 예를 들어, /r/과 /w/ 사이의 구분(Wolfe et al., 2003) 혹은 /s/와 /θ/ 사이의 구분(Kaiser et al., 2009), 혹은 /s/-/θ/, /t/-/k/, 그리고 /d/-/g/의 구분(Munson et al., 2012) 등과 같이 이분법적인 구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소대립쌍을 이루는 일부 자음들에 대한 지각이 아니라, 친숙한 단어를 발음한 아동들의 발화에 대한 일반 성인들의 지각을 연구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동 발화에 대한 일반인의 지각에 대한 연구의 갭을 채우기 위해, 본 논문에서는 20대 일반 성인 화자를 대상으로 하여 2세부터 6세 사이의 아동들이 발화한 단음절 단어에 대한 종단적인(cross-sectional) 지각 실험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를 통하여, 친숙한 단어를 발화하는 어린 아동들의 조음을 통해서, 일반 성인들도 전문가들과 같이 75% 정도의 정확도를 가지고 조음을 정확하게 지각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구하고자 한다. 만약 선행 연구에서 관찰되는 자음의 습득 시기가 일반 성인들의 지각에서 관찰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의 지각에 있어서의 차이를 야기시키는 원인은 무엇인지도 고찰해 보고자 한다.

2. 본론

본 연구에서는 Ha et al.(2019)에서 사용된 아동 발화 샘플에서 CVC 형태로 된 단음절 단어들을 추출하여 성인화자들이 지각할 자극으로 사용하였다. 지각 실험에 참가한 성인화자들은 20명으로 구성되었으며, 20대이며 음성학 혹은 음운론과 관련한 정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었다. 이 20명의 참가자들을 5개의 그룹으로 5명씩 나누어서 지각실험을 진행하였다. 지각 참가자들에게 지각 실험과 관련된 지침은 나이가 아주 어린 유아 혹은 아동들이 발화한 단모음으로 구성된 단어를 듣게 될 것이고, 그 단어는 아이들에게 다소 친숙한 CVC로 구성된 단어들이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내용을 염두에 두고 발화를 듣고 주어진 종이에 들리는 대로 받아 적을 수 있도록 요청하였다. 표 1은 A−E로 레이블이 부여된 5개의 청자 그룹이 지각한 아동들의 나이와 성별을 표시하였다. 표 1에서 음영처리된 부분은 해당 나이에 속하는 아동들이 발화한 단어가 해당 그룹의 청자들에게 제시되지 않은 것이다. 각 셀에서 숫자는 나이를, M과 F는 아동의 성별을 나타낸다.

표 1. | Table 1. 성인 청자 및 아동 연령별 분포 | Distribution of ages per participant group
Age (y) A B C D E
2 2F 2F 2M 2F 2F
3 3F 3M 3F 3M
4 4F 4M 4M 4F
5 5F 5M 5M 5M
6 6M 6F 6M 6F

M, male; F, fem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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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단모음 자극

현대 한국어의 음소는 19개의 자음과 7개의 단모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분포를 고려하여 표 2와 같이 단어 목록을 구성하여 아동 발화를 녹음한 후, 이를 성인화자들이 지각하는 자극으로 사용하였다. 표 2에 제시된 단어의 구성을 살펴보면, 대체로 아동들에게 친숙한 단어를 선택하려는 제약으로 인해 단음절을 구성하는 모음과 종성을 통제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모음에는 /ㅏ, ㅐ, ㅣ, ㅗ, ㅜ, ㅓ/가 분포해 있으며, 종성은 /ㄷ/(1회), /ㅂ/와 /ㄱ/(각 2회), /ㅁ/, /ㄴ/, /ㄹ/(각 3회), 그리고 /ㅇ/(4회)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표 2. | Table 2. 한국어 자음 목록과 단음절 단어 | Phonemic inventory and target words
순음 치조음 경구개음 연구개음 성문음
파열음 평음 ㅂ (뱀) ㄷ (달) ㄱ (김)
경음 ㅃ (빵) ㄸ (똥) ㄲ (꽃)
유기음 ㅍ (풀) ㅌ (턱) ㅋ (컵)
마찰음/파찰음 평음 ㅅ (손) ㅈ (집) ㅎ (학)
경음 ㅆ (쌀) ㅉ (쨈)
유기음 ㅊ (총)
비음 ㄴ (논)
유음 ㄹ (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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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결과

3.1. 연령별 지각 그룹별 정확도

표 3은 지각 실험에서 성인 청자 그룹별 및 아동의 나이별로, 아동들이 발화한 목표음에 대한 일치 및 불일치 여부를 보여준다. 단음절 목표 단어의 지각 정확성과 관련하여, 5개의 청자 그룹에 있는 실험 참가자들은 개별적으로 총 288개의 단어 자극을 듣고 식별하는 과업(identification task)을 수행하였다. 그룹 A의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123개의 목표 단어에 대해서 정확하게 식별하였지만, 165개의 목표 단어에 대해서는 단어를 구성하는 분절음 혹은 음절구조 등에서 목표 단어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표 3에서 아동의 연령에 따른 분석을 해보면, 2세 유아의 경우 지각 참여자에 상관없이 113개의 토큰에서는 정확성을 보였지만, 175개의 토큰에 대해서는 오류가 발견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반해 6세 아동이 발화한 목표음에 대해서는 228개를 정확하게 식별한 반면 60개의 토큰에서 불일치가 발생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본 논문에서는 아동의 목표 단어 발화가 부정확하여 청자들이 목표단어를 제대로 지각하지 못했을 경우를 상정하여, 일치율(agreement rat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표 3. | Table 3. 성인 지각 그룹과 아동 연령별 지각 단어의 일치율 | Agreement rate per adult listener groups and children’s age
Age (y) A B C D E Total
A D A D A D A D A D A D
2 17 55 34 38 34 38 28 44 113 (40%) 175 (60%)
3 33 39 34 38 33 39 22 50 122 (42%) 166 (58%)
4 29 43 45 27 49 23 37 35 160 (55%) 128 (45%)
5 44 28 52 20 53 19 64 8 213 (74%) 75 (26%)
6 56 16 60 12 55 17 57 15 228 (79%) 60 (21%)
Total 123 (42%) 165 (58%) 169 (58%) 119 (42%) 179 (62%) 109 (38%) 185 (64%) 103 (36%) 180 (62%) 108 (38%)

A, agree; D, disag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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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성인 화자 그룹별 분석 결과

연령별로 관찰되는 일반적인 경향은 위의 표 3에서 관찰되듯이, 발화자인 아동의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목표음 식별에 대한 일치율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한편 지각 식별 그룹과 관련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보이는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림 1은 청자 그룹별로 아동들의 목표 단어에 대한 발화와 일반 청자들의 목표 단어 지각 사이의 일치율(agreement rate)을 보여준다. 그래프를 통해, 그룹 A에 속한 청자들이 다른 그룹에 속한 청자들보다 정답률이 더 낮아 보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표 1표 3에서 관찰하였듯이, 그룹 A에 속한 청자들이 정확도가 높은 6세 아동들의 목표음을 식별하는 과업을 하지 않은 것이 한 원인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아동들의 발화만을 식별하는 과업을 수행함으로써, 그룹 A에 속한 지각 참자가의 일치율이 낮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그룹 A와 다른 그룹들을 대상으로 각 χ2 검정을 한 결과, 통계적으로는 대체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p>.05). 다만 일치율이 가장 낮은 그룹 A와 가장 높은 그룹 D 사이에서만 유의미한 차이(p<.037)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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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 Figure 1. 목표 단어와 반응 단어 사이의 일치율 | Agreement rate between target words and response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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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연령별 및 음절 구조별 분석 결과

본 지각 실험은 아동이 발화한 CVC로 구성된 단음절 단어에 대한 지각이라는 점과, 그 단음절 단어는 아동들에게 대체로 익숙한 단어라는 정보만 제공하였다. 따라서 최소대립쌍에 대한 지각을 연구한 선행연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아주 낮은, 난이도가 높은 과업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소대립쌍의 경우 대립되는 두 음소 중 하나를 식별한다는 점에서 기준 정확도(baseline accuracy)가 50%이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음절을 구성하는 모음이나 종성은 고려하지 않고, 음절 초성의 일치 여부만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기준 정확도는 겨우 5.8% (=1/17)에 불과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보다 상세한 분석을 하기 위해서, 연령별로 다음과 같은 분석을 하였다: 첫째, 목표 단어와 반응 단어가 완전히 일치하는 경우, 둘째, 음절 종성은 고려하지 않고, 목표 단어와 반응 단어 사이에 적어도 음절 초성과 중성 즉 CV 형태가 일치하는 경우, 그리고 마지막으로 목표 단어와 반응 단어가 적어도 음절 초성을 구성하는 자음은 일치하는 경우이다.

그림 2는 각 연령별로 이상의 세 조건에 따른 일치율을 막대 그래프로 보여준다. 이 세 가지 조건하에서, 아동들이 발화한 단어를 정확하게 식별한 정확도는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높아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래프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특히 5세와 6세 아동 그룹에서 세 조건하의 일치율에 있어서 차이의 간격이, 보다 어린 아동들에게서 관찰되는 차이의 간격보다 작아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6세의 경우, 적어도 초성이 일치한 경우와 적어도 CV는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의 차이가 2인 반면, 2세의 경우, 그 차이가 7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세와 6세의 경우, 단어 전체에서 오류가 관찰되기보다는 모음이나 음절 종성과 같은 국부적인 곳에서 오류가 일부 관찰된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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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 Figure 2. 연령별 및 음절 조건별 일치도 | Agreement rates per age and syllable con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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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암시하는 것은 전문가들의 경우 아동 발화의 일치율 및 습득 시기를 빠른 것으로 판단하지만, 일반인의 경우 적어도 4세 정도까지는 아동 발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지각상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분절음에 따라 보이는 일치율에 대한 약간의 변이를 고려하더라도, 전문가들이 기준으로 삼는 75% 정도의 일치율에 근접하는 결과를 보여줄 텐데, 일반 청자를 대상으로 지각 실험을 수행한 본 연구에서는 4세 정도까지는 그러한 높은 일치율을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5세 정도 되는 아동들의 발화 정도에서, 어느 정도의 정확성을 가지고 정확도를 가진 자음을 지각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3.4. 분절음 분석 결과

아동 발화의 지각에 대한 좀 더 세부적인 오류 분석을 위해, CV가 정확히 인식되었다는 조건하에서 음절 초성에서 관찰되는 오류들을 분석하였다. 그림 3은 CV는 정확하게 식별되었다는 조건하에서 오류를 보이는 음절 초의 자음들의 종류를 보여 주고 있다. 연령별로 고려하지 않은 경우 대표적인 오류 유형을 몇 가지 살펴보도록 한다. 우선, 경음 치경-구개 파찰음 /tɕ*/가 가장 오류 빈도수가 높았다. 이 파찰음은 대응하는 평음 파찰음인 [tɕ]로 대체되는 경우(29/42)가 가장 빈번하게 관찰되었다. 치경구개 파찰음이 가장 늦게 습득되는 자음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파찰음이 지각에서도 가장 많은 오류를 보이는 유형이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음으로 빈도수가 많은 오류는 치경 폐쇄음 /t/(‘ㄷ’)이 양순 폐쇄음 [p](‘ㅂ’)로 대체되는 경우(17/34)로서, 다소 예기치 못한 오류였다. 긴장 치경 마찰음(/s*/)의 경우가 긴장 치경 폐쇄음 /t*/(ㄸ)로 대체되는 경우도 20번 중 13번으로 상당히 빈도가 높은 오류 중의 하나였다. 일반적으로 마찰음보다 폐쇄음이 좀 더 일찍 습득되고 무표적인 음소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지각상의 오류도 설명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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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 Figure 3. 분절음 불일치 유형 | Types of segmental disagre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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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음절구조에 대한 지각 오류

본 실험에 참가한 성인 청자들은 CVC로 구성된 단음절 단어를 듣는다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CV로 인식한 경우가 다수 발견되었다. 구체적으로 1,440개의 전체 토큰 중 120개의 토큰(8.3%)에서 음절 말 종성이 생략된 CV 형태로 지각반응을 보였다. CV로 인식한 사례는 2세와 3세 유아들의 발화에서 다수 발견되었고, 5세와 6세 아동의 발화에서는 별로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유아가 아직 음절 구조가 습득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화한 단음절 단어를 성인화자가 인식을 하였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3.6. 종성 인식과 관련하여

본 연구의 주된 연구 목적은 아니지만, 음절 종성이 얼마나 정확하게 식별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 분석을 위해서는 CVC 형태에서 CV 형태는 정확하게 인식하였지만, 음절 말 자음만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한정하여 연령별 음절 말 종성자음의 오류를 분석하였다. 그림 4는 연령별 음절 종성의 불일치 빈도수를 보여준다. 이 경우에도 4세 정도까지의 불일치 빈도와 5세 이상의 불일치 빈도에 급격한 변화가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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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 Figure 4. 음절 종성에서의 불일치 | Disagreement of the syllable coda
Download Original Figure
3.7. 유음 /ㄹ/에 대한 상세 분석

아동의 자음 습득과 관련하여 유음이 습득되는 시기가 가장 늦다는 선행연구들의 결과가 많이 있다(Choi & Kim, 2013). 본 연구에서도 ‘링’이라는 목표음을 지각하는 과업이 있는데, 이 목표음은 전 연령대의 아동들이 정확하게 발화하기가 상당히 힘든 것으로 파악되었다(Ha et al., 2019).

하지만 그림 3에서는 음절 초 유음이 오류를 많이 초래한다는 증거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로는 단음절 단어에서 운모(rime)는 정확하게 인식했다는 아주 보수적인 전제를 한 후, 음절 초성의 일치도 여부를 분석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경우 유음을 포함한 단음절 단어를 정확하게 분석한 토큰의 수는 전체 연령에서 전체 80개의 토큰 중 12개(정답률 15%)밖에 관찰되지 않았다. 연령별로 3세와 4세에서 각1개의 토큰이 정확하게 식별되었고, 5세에서 6개, 그리고 6세에서 4개의 토큰이 정확하게 식별되어, 운모가 정확하게 인식한 상태에서 음절 초 자음도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빈도수가 높지 않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만약 이러한 제약 없이 음절 초 유음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면, 다른 음절 초 자음에 비해 유음이 오류를 가장 많이 유도하는 분절음으로 나타난다. 연령에 무관하게 ‘링’을 다르게 인식한 사례들을 그림 5에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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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 Figure 5. 목표 단어 ‘링’에 대한 반응 | Response words for the target word ‘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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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음을 포함한 단음절 단어의 대표적인 불일치 사례를 살펴보면,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링’을 ‘님’[nim](11)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임’[im]으로 인식하여 유음이 생략된 경우로 인식하는 경우(6)가 뒤를 이었다.

유음의 분석과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는 아동들이 분절음 그 자체가 아니라 이 분절음을 포함한 단어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였다. 본 연구에서는 단어보다는 분절음에 대한 지각을 정확히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 분석 방식을 택하였는데, 이러한 분석하에서는 음절의 중성과 종성, 즉 음절의 운모(rime)는 정확하게 지각한 상태에서 음절 초의 /l/을 제대로 지각하지 못한 사례는 비교적 높지 않았다. 음절 초의 유음을 제대로 지각하지 않은 경우, 중성과 종성도 제대로 지각하지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좀 더 세밀한 분석을 요하는 것은 음절 초의 유음 /l/을 포함한 단어의 발화 및 지각과 관련하여 조음상의 어려움과 지각상의 어려움을 가져오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다.

4.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아동 발화에 대한 지각 실험을 한 논문이다. 아동의 분절음 발달 연구에 따르면 분절음의 습득이 상당히 빨라서 대부분 2세에서 3세에 습득이 되고, 일부 분절음이 대략 5세 혹은 6세까지 습득과정이 지속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의 자음의 습득 연령과 관련하여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Kim(1996)은 2세에서 6세 사이의 정상 아동 155명을 대상으로 picture-naming 과업(‘그림자음검사’)을 사용하여 자음 습득과 정확도에 관한 조사를 했다. 75% 규칙을 적용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비음, 파열음, 그리고 성문 마찰음은 2세에, 경구개파찰음과 경음 치조마찰음 /s*/([ㅆ])는 3세에 대체적으로 습득되는 것으로 하였다. 또한 평음 치조마찰음 /s/([ㅅ])는 4세에, 그리고 유음인 /l/([ㄹ])은 5세에 이르러서야 숙달된다고 보고하였다. Kim & Pae(2005)는 2;6세에서 6;5세 사이의 정상 아동 220명을 대상으로 음운 습득 과정을 조사하였다. 75% 규칙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아동들은 폐쇄음과 비음을 가장 먼저 습득한 후, 파찰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찰음을 습득하였다. /kh/를 제외한 폐쇄음과 파찰음은 4;0세에 습득하였다. 치경 마찰음은 6;5세까지는 습득이 되지 않았으며, 음절 초성에서 탄설음(flap [ɾ])으로 발음되는 유음은 5;6세까지는 습득되지 않았지만, 음절 말음에서 실현되는 유음 /l/은 3;6세에 습득되었다. Kim & Stoel-Gammon(2011)은 2;6세, 3;0세, 3;6세, 그리고 4;0세의 정상아동들의 음소 발달(phoneme development)에 관한 연구를 하였다. 폐쇄음의 발달 순서로는 경음(fortis)>유기음(aspirated; 격음)>평음(lenis)이며, 75% 규칙을 적용하면 경음과 유기음 폐쇄음은 2;6세와 3;6세에 습득되지만, 평음은 보다 늦은 4;0세는 되어야 습득된다고 밝혔다. 파찰음은 유성 폐쇄음과 유사하게 3;6세 정도에 습득되며, 마찰음 /s/와 /s*/는 4;0세에 되어서도 습득이 완성되는 것 같지 않다고 하였다. 4;0세의 아동들이, 연구에서 관찰된 가장 나이가 많은 아동이어서 마찰음의 습득이 언제 완성되는지는 결론을 짓지 못하였다. Kim et al.(2016)은 대화에서 추출한 자음의 습득에 대한 조사를 하였다. 2세, 3세, 그리고 4세의 정상 아동 60명의 음성 자료를 분석하여 음절 초성과 음절 종성에서 관찰되는 자음들의 습득 순서를 분석한 결과, 단음절 단어에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자음 습득 순서를 가진다고 결론지었다. 자음의 습득과 관련한 비교적 최근의 연구로는 Ha et al.(2019)을 들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2세 후반에서 5세 후반까지의 아동 251명에게 일 음절 낱말 검사를 실시하여, 아동이 자음을 바르게 산출한 습득 연령을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 지각에 대한 자극으로 사용한 아동 발화에 대한 분석을 한 Ha et al.(2019)에 의하면, 2;6세 전에 종성 /k/를 제외한 대부분의 폐쇄음, 비음, /h/, /tɕ/, 그리고 음절 말의 /l/을 정확하게 발음하는 아동들이 75% 이상 되며, 3;5세 정도가 되면 75% 정도의 아동들이 어말의 /k/를 정확하게 발음하며, 4;5세 정도에 이르면 75% 이상의 아동들이 /tɕ*/와 /tɕʰ/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으로 관찰하였다. 다소 습득이 지연되는 분절음으로는 음절 초의 /l/, /s/, 그리고 /s*/가 있는데, 이러한 분절음들은 5;5세 정도에 이르러야 75% 이상의 아동들이 정확하게 발음하게 된다고 한다. 이상의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연구 방법이나 연구 대상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보이지만 대체적인 경향은 폐쇄음과 비음은 3세 이전에, 파찰음은 4세, 그리고 마찰음은 5세 이후에 습득된다고 일반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하면, 아동 발화에 경험이 없는 일반 청자들도 분절음에 따라, 그리고 발화한 아동의 연령에 따라 지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청자를 대상으로 한 본 연구에 의하면 75% 이상의 일치를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은 5세 전후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본 연구는 아동의 언어 발달 과정에서 관찰되는 일반 성인들의 지각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즉 본 연구가 가지는 의의는 아동의 말소리 습득과 관련하여, 전문가의 정확한 판단과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 혹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 성인의 지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비전문가인 일반 성인의 지각에 있어서 정확도가 전문가의 아동 말소리에 대한 지각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동 발달 과정에서 5세 전의 아동들에게서 다소 알아듣기 힘든 단어나 자음이 관찰되더라도, 이는 아동의 말소리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성인이 가지는 지각의 한계일 수 있으며, 반드시 말소리 지연이나 언어 장애와 관련된 현상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20명의 일반 성인 화자를 대상으로 아동 발화를 받아 적기 형식의 자료 수집 방식을 택하였다. 이 연구방법을 개선하여 웹을 기반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을 택하여 보다 많은 일반 청자들로부터의 지각 반응을 분석을 하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 두고 있다.

Notes

* 이 논문은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1S1A5A2A03064795).

*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2021S1A5A2A03064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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