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netics/음성학

남부 경상방언 고저 악센트의 통시적 변화와 문장 시간구조 실현 양상*

윤영숙 1 , *
Youngsook Yune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경남대학교 창의융합대학
1College of Creative Convergence Studies, Kyungnam University, Changwon, Korea
*Corresponding author : ysy0622@kyungnam.ac.kr

© Copyright 2025 Korean Society of Speech Scienc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Oct 31, 2025; Revised: Dec 09, 2025; Accepted: Dec 10, 2025

Published Online: Dec 31, 2025

국문초록

본 연구는 남부 경상방언의 어휘 성조가 문장의 리듬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세대 간 비교를 통해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어휘 성조의 통시적 변화 양상을 문장의 시간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고자 한다. 전통적으로 남부 경상방언은 음높이가 어휘의 의미를 변별하는 음운론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젊은 세대에서 어휘성조의 대립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언어의 리듬이 해당 언어의 음운론적 속성에 기반하는 만큼 어휘 성조의 약화는 그 언어의 시간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남부 경상 방언의 어휘 성조 체계에서 나타나는 통시적 변화와 리듬 구조의 상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어휘 성조 대립으로 의미가 구별되는 2음절 최소대립쌍이 포함 10문장을 실험 자료로 분석하였다. 발화에는 세대 간 리듬 구조 차이를 살펴보고자 20대와 50–60대 화자 각각 10명이 선정되었다. 분석은 음운론적 분석과 음성학적 분석을 병행하였다. 음운론적 분석에서는 최소대립쌍 어휘의 성조 형태를 분석하였다. 음성학적 분석에서는 두 세대에서 최소대립쌍이 포함된 문장의 리듬이 어떤 양상으로 실현되는지 살피고자 %L, VarcoS, nPVI_S 값을 측정하였다. 분석 결과 구세대에서는 대립관계에 있는 두 쌍의 어휘성조가 HH, HL형과 LH으로 비교적 뚜렷하게 구별되었으나 젊은 세대에서는 어휘 성조형의 뚜렷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L, VarcoS, nPVI_S에서도 구세대에서는 두 의미 그룹에서 유의미한 차이로 구별하여 발화하였으나 젊은 세대에서는 뚜렷한 구별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젊은 세대에서는 구세대와 다른 방식으로 최소 대립쌍의 변별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젊음 세대의 발화문은 시간 구조상으로는 대립이 나타나지 않는 병합 상태로 볼 수 있으나, 다른 음성 지표(피치)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전체적으로는 준병합 상태에 있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how the recent weakening of the lexical pitch accent in the Southern Gyeongsang dialect influences the temporal structure of sentences, focusing on inter-generational differences. For this purpose, ten sentences, each containing one of five lexical items whose meaning is distinguished by pitch accent in the dialect, were used as analysis data. A total of 20 speakers (10 male and 10 female) across two age groups-20s (mean age: 20.7) and 50s-60s (mean age: 56.7)-participated in the phonological and phonetic experiment. For the phonological analysis, the lexical pitch accent patterns of the target words were investigated, and for the phonetic analysis, acoustic metrics such as %L (rate of target word duration), VarcoS, and nPVI_S were measured. Contrasting HH and LH patterns were observed in the older generation depending on the meaning of the minimal pairs, and clear differences were also found in the values of %L, VarcoS, and nPVI_S. Conversely, among the younger generation, no pitch accent contrast or sentential temporal structure contrast was observed. However, the younger generation's L tone height of the first syllable of each minimal pair differed significantly according to their meaning. Even though this difference does not correlate with a temporal structure contrast, it seems to imply some perceptual distinction. Therefore, although this finding should be supplemented by subsequent perceptual experiments, the pitch accent contrast in the younger generation can be considered to be at the near-merger stage.

Keywords: 어휘 성조; 시간 구조; 어휘 성조의 통시적 변화; 어휘성조 약화 현상; 남부 경상방언; 준병합
Keywords: lexical pitch accent; temporal structure; diachronic changes; weakening of lexical tone; Southern Gyeongsang dialect; near merger

1. 서론

본 연구는 남부 경상방언(창원, 마산 및 인근지역)에서 어휘 성조(lexical pitch accent)로 의미가 구별되는 어휘들이 포함된 문장의 시간 구조를 세대 간 비교를 통해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휘 성조의 통시적 변화 양상을 문장의 시간 구조를 바탕으로 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통적으로 경남지역에서 사용되는 남부 경상방언은 음높이(pitch)가 어휘의 의미를 변별하는 음운론적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령 동일한 형태를 지닌 2음절 단어의 첫음절에 고조(H)가 부과되느냐 저조(L)가 부과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게 해석된다. 각 어휘의 성조는 음운론 층위에서 각 음절에 부여되고 이러한 어휘 성조는 문장에서도 유지되기에 경남 방언의 억양의 그 형태가 제한적이라고 한다(Lee, 1993).

하지만 남부 경상방언의 성조 체계를 정립하는 관점에는 두 가지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 하나는 이 방언의 어휘 성조 체계를 저조(L), 고조(H), 중조(M)의 세 성조소를 통해 기술하는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저조(L)와 고조(H)의 두 개의 어휘 성조로 기술하는 관점이다. 전자의 경우 성조 패턴에 대한 세부적 분석은 연구자마다 다를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세 개의 성조소가 체계적으로 결합하여 어휘나 구 성조형을 이룬다고 본다(Chang, 2007; Gim et al., 2008; Kim, 2017). 이와 달리 후자의 경우 저조(L)와 고조(H)라는 두 가지 제한된 음높이가 단어 내 특정 위치에 부여되어 전체 음높이 윤곽이 제약되고 예측가능하다고 본다(Choi, 1998; Kim, 2018; Kim, 2000). 이러한 관점의 차이는 남부 경상방언의 운율 유형론 정립에도 영향을 미쳐 전자에서는 성조언어로, 후자에서는 피치악센트 언어로 분류하기도 한다. 남부 경상방언에 대한 이러한 운율 유형론적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방언에서 음높이가 어휘의 의미를 구별하는 음운론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이는 남부 경상 방언이 표준어와 대비되는 가장 큰 음운론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는 남부 경상방언의 어휘 성조 대립이 젊은 세대에서는 약회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Kim, 2018; Lee & Jongman, 2015). Lee & Jongman(2015)에 의하면 구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에서는 피치 악센트 대립에서 나타나야 할 음향적 대비가 뚜렷하게 실현되지 않아 의미를 변별하는 성조 패턴 간 음향적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음절 내 음높이 정점(F0 peak)이 지연되어 실현되는데 이로 인해 2음절 단어에서는 서울 방언 억양 패턴과 유사한 ‘마지막 상승 억양’ 패턴이 관찰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어린 시절부터 표준어에 노출된 젊은 남부 경상 방언 화자들이 표준어의 영향으로 어휘 성조 대립을 상실하고 표준어의 운율적 특성을 닮아가는 과정으로 해석되었다. 동시에 이는 남부 경상 방언이 통시적인 음운 변화 과정을 겪고 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고 보았다. 또 다른 연구인 Kim(2018)에서는 과거 남부 경상 방언에서 보이던 평성(L), 거성(H), 상성(LH)의 3중 대립이 젊은 세대에서는 L과 LH 성조가 합류됨으로써 과거에 비해 단순한 성조소를 보인다고 한다.

만약 선행 연구의 결과처럼 젊은 남부 경상방언 화자들에게서 어휘 성조 대립 약화 현상이 진행 중이라면 이는 경남 방언 전체 어휘는 물론 성조에 의해 의미가 구별되는 최소 대립쌍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통시적 변화는 이 방언의 음높이나 억양체계뿐만 아니라 리듬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언어의 리듬 구조는 해당 언어의 음운론적 속성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Dasher & Bolinger, 1982; Dauer, 1983, 1987). 전통적인 강세박자 언어와 음절박자 언어는 모두 해당 언어의 음운론적 특징인 음절 유형, 어휘 강세 유무, 모음약화 현상의 유무 등에 의해 설명된다(Beckman, 1992; Dasher & Bolinger, 1982; Dauer, 1983, 1987; Mok & Lee, 2008; Ramus et al., 1999). 그리고 일본어처럼 어휘성조(피치 악센트)를 가지고 모라를 최소 리듬 단위로 하는 언어의 리듬구조는 모음 비율이나 인접모음구간 변동계수 등에서 강세박자언어나 음절박자언어와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다(Grabe & Low, 2002; Ramus et al., 1999). 또한 피치 악센트 유형은 음절의 길이에도 영향을 미친다(Faytak & Yu, 2011).

따라서 남부 경상 방언의 어휘 성조 체계에서 나타나는 통시적 변화는 최소 대립쌍이 포함된 문장의 시간구조 정립 방식에서도 세대 간 차이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상기한 바와 같이 한 언어의 리듬 구조, 즉 시간 구조는 해당 언어의 음운론적 속성에 기반하기 때문이며 어휘성조의 대립 약화와 성조 수의 단순성은 남부 경상 방언의 음운론적 속성 변화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어휘 성조를 지니는 남부 경상방언의 성조 단위와 리듬 단위가 음절인지 그보다 작은 모라인지에 대한 합의는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시간단위에 대한 논의는 제외하고 어휘 성조의 대립 약화로 야기되는 최소 대립쌍 어휘를 포함한 문장의 의미 구현 방식에 세대 간 차이가 있는지 문장 리듬 구조를 통해 살펴볼 것이다. 본 연구는 남부 경상방언의 어휘 성조에 나타난 통시적 변화가 해당 어휘의 길이와 나아가 그 어휘가 내포된 문장 전체의 시간구조 즉 리듬 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 출발하며 통시적 변화 축에 있는 젊은 세대와 구세대 간 최소대립쌍의 어휘 성조 대립이 문장의 시간구조에 반영되는 차이를 고찰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남부 경상 방언의 어휘 성조 대립 약화 현상에 관한 병합(merger) 및 준병합(near merger) 논의에 어떠한 함의를 제공하는지 고찰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언어의 리듬 분석에 활용되는 음향 지표, 즉 음절변동계수(VarcoS)와 인접 음절 변동계수(nPVI_S)와 같은 운율 메트릭(prosodic metrics)을 사용할 것이다. 이러한 지표들은 단순히 언어의 리듬 범주를 결정하는 것을 넘어, 해당 언어의 음운론적 속성을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묘사하는 데 유용하다. 따라서, 이들 음성 지표를 통해 남부 경상 방언 문장의 시간 구조에 반영된 어휘 성조의 세대 간 대립 양상을 효과적으로 기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 연구 방법

2.1. 분석 자료

본 연구의 분석 자료는 남부 경상방언에서 어휘 성조로 의미가 구별되는 2음절 최소 대립쌍을 포함한 10문장이다. 최근 연구들에 기반 하여 남부 경상방언의 성조소를 L과 H 두 개로 본다면 2음절 단어에서 고저의 대립이 가장 잘 드러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 사용된 5개의 최소 대립쌍은 ‘연기, 부자, 이사, 고전, 모래/모레’이다. 이 중 모래와 모레는 형태적으로 다르나 /애/와 /에/의 변별력이 사라져 동일한 소리로 발화된다. 제시된 어휘의 성조형은 남부 경상 방언 하위 부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Kim, 2018). Kwon(2021)은 일반적으로 경남 방언의 2음절 단어는 LH, HL, HH, LH(H)의 4개 성조형으로 실현된다고 하였다. 기존 연구와 창원 방언 화자의 실제 발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분석 대상 어휘의 성조는 표 1과 같이 기술될 수 있다. 편의상 어휘 성조가 HH나 HL이 부과되어야 하는 단어군을 1군, LH가 부과되어야 할 단어군을 2군으로 분류하였다.

표 1. | Table 1. 분석 자료의 최소 대립쌍 | Minimal pairs for analysis
1군 어휘 2군 어휘
이사[HL] moving 이사[LH] director
연기[HL] smoke 연기[LH] acting
고전[HH] struggle 고전[LH] classic
부자[HL] father-son 부자[LH] rich man
모래[HL] sand 모레[LH]
day after 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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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의 경우 첫음절과 둘째음이 각각 H와 L로 발화되면 ‘집을 옮기다’의 의미로 LH 또는 HH로 발화되면 ‘회사에서의 직급’을 나타낸다. ‘연기’는 HL인 경우 ‘smoke’로, LH로 발화되면 ‘acting’의 의미로 해석된다. ‘고전’은 HH로 실현되면 ‘struggle’로 LH로 실현되면 ‘classic’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부자’는 HL인 경우 ‘아버지와 아들’을 의미하고 LH로 발화되면 ‘돈이 많은 사람’을 의미한다. ‘모래’의 경우 1음절이 높고 2음절이 낮은 HL, ‘모레’는 첫음절에 L, 둘째 음절에 H가 부과되는 LH 로 발화된다. 경남방언은 경북방언과 함께 경상방언 또는 동남방언으로 분류되나 고저와 장단을 동시에 변별자질로 가지는 경북방언과 달리 고저만을 변별자질로 가진다(Cho, 2007). 따라서 위의 최소 대립쌍들은 어휘 성조에 의해서만 의미가 구별된다.

위의 단어들은 형태·통사적으로 동일한 문장에 삽입되어 분석 자료로 사용되었는데 분석 문장은 표 2와 같다.

표 2. | Table 2. 분석 문장 | Sentences for analysis
최소 대립쌍 어휘 분석 문장
이사 아버지는 이사가 좋다고 하신다.
연기 담배 연기가 많이 늘었다.
고전 이번 고전도 이해하기 힘들다.
부자 어느 부자가 세운 연구소이다.
모래/모레 사람들은 모래/모레가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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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문장에서 동음이의어의 의미는 선행된 문맥에 의해 정해진다. 예를 들어 ‘연기’가 ‘smoke’의 의미인 경우 ‘(담배 피우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담배 연기가 많이 늘었다.’ 그리고 ‘acting’인 경우 ‘(그 배우는 담배 피우는 연기가 어색해 연습을 많이 했다. 그래서) 담배 연기가 많이 늘었다.’처럼 단어의 의미를 유도하는 괄호 속 문장에 의해 문맥과 의미에 맞는 어휘성조가 결정된다. 발화 맥락이 제시된 분석 자료는 부록에 제시되었다.

2.2. 피험자 및 녹음

본 연구의 발화 실험에는 남부 경상방언을 사용하는 20대 남녀 화자 10명과 50–60대 남녀화자 10명, 총 20명이 참여하였다. 두 그룹의 화자들은 각각 젊은 세대(20대)와 구세대(50–60대)화자로 구분되었고 남녀의 비율은 각 세대별로 5:5로 동일하다.

20대 화자 10명은 경남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20대 초반의 남녀 대학생들로 구성되었다. 50–60대 화자 역시 경남에서 태어나고 자란 직장인들이다. 50–60대 남자 화자의 경우 군대나 학업 등으로 비 경남권에서 평균 3년 정도 생활한 적이 있으나 실험 참여 시점 최소 10년 전부터 경남권에서 생활하였다. 단 50대 남성화자 1명은 3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까지 약 15년간 외국에서 체류하였고 실험 참여 시점 6년 전부터 한국에서 생활하였다. 그러나 전형적인 남부 경상방언 구사자로 실험에 참여하였다. 따라서 피험자들은 모두 전형적인 경남 방언 억양 생성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화자들이다. 20대 화자들의 평균 연령은 20.7세이고 50–60대 화자의 평균연령은 56.7세이다.

녹음은 Sony사의 디지털 녹음기 ICD-SX 713과 내장 마이크를 사용하여 조용한 방에서 실시하였고 sampling rate 44,000 Hz, 16 bit 모드로 진행되었다. 녹음 전 피험자들에게 연구목적을 설명하고 최소 대립쌍의 의미에 따라 서로 다른 어휘 성조를 사용하는지 조사하였다. 먼저 각 최소 대립쌍을 독립된 형태로 제시하여 변별력을 조사하였고 그 후 분석 문장에 삽입하여 의미 변별력을 조사하였다. 이 과정에서 각 단어의 의미에 부과된 특정 성조형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고 평소의 발화습관대로 발음하도록 하였다.

20대의 경우 화자에 따라 최소 대립쌍을 어휘 성조 구별 없이 동일한 형태로 발음하는 경우도 있었고 일부는 개별 단어 발화에서는 명확한 성조 대립이 나타나나 문장 속에 삽입된 경우 변별력이 사라져 최소 대립쌍이 포함된 두 문장이 동일한 문장으로 발화되는 경우도 있었다. 후자의 경우 여러 번의 연습을 통해 독립 단어에서 실현된 성조대립이 문장에서도 유지되도록 연습하게 하였다. 녹음은 각 어휘의 의미와 그에 따라 각자 부과한 어휘 성조 대립 또는 비대립이 피험자 스스로 확립된 후 실시하였다. 그리고 발화시 분석 문장의 특정 단어를 강조하거나 어휘 경계의 장음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였다. 분석 자료는 동일 형태의 최소 대립쌍이 포함된 문장이 연속적으로 제시되지 않도록 문장 순서를 조정하였다. 녹음은 분석 자료 전체를 보통 속도로 기본 4회 발화하도록 하였는데 발화에 오류가 발생한 경우 4회를 초과하여 추가 발화하도록 요청하였다.

피험자들이 발화한 전체 발화문 중 각 화자별로 가장 자연스럽고 발화속도가 유사한 문장, 그리고 연구자의 청지각적 판단에 의해 동음이의의 의미가 어휘 성조의 대립으로 잘 드러나는 문장을 일차적으로 선정하였다. 50–60대 화자의 경우 전체 발화문에서 성조 대립이 명확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나 20대 화자의 경우 성조가 동일하게 중화되어 의미 변별이 어렵거나, 4회의 발화 간에도 성조 대립 강도가 일정하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우 두 의미쌍의 성조가 청지각적으로 최대한 차이가 있다고 판단된 문장을 선정하였다. 이러한 청취적 인상이 연구자 개인의 판단이긴 하나 젊은 세대에서 나타나는 발화의 불일치성은 적어도 두 어휘 성조 대립이 완벽하게 중화된 상태가 이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분석은 총 200문장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2.3. 분석방법

상기한 바와 같이 본 연구에서는 남부 경상 방언 어휘 성조의 통시적 변화가 문장 리듬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 하에, 성조 대립 어휘가 포함된 문장 발화에서 나타나는 젊은 세대와 구세대 간 문장 시간 구조의 정립 방식의 차이점을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음운론적 분석과 음성학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음운론적 분석은 화자들이 발화한 문장에서 최소 대립쌍의 성조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최근 연구(Kim, 2018)를 참고하여 L과 H두개의 음높이로 분석 어휘의 성조를 기술하고자 한다. 어휘 성조 부과는 일반적으로 피치 곡선의 시각적 높낮이에 따라 L과 H가 부과된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각 음절의 평균 음높이 차를 구하고 첫음절과 둘째음절의 평균 음높이 차가 1 Qt(1/4tone) 이상인 경우 음높이 변화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즉 첫음절이 둘째음절보다 평균 1 Qt 이상 낮은 경우 첫음절에 L이 부과되고 둘째음절에 H를 부과하였다. 그리고 두 음절의 평균 음높이 차가 1 Qt 미만인 경우 음높이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여 두 음절 모두 동일한 어휘 성조를 부과하였다.

음성학적 분석은 음성분석 프로그램인 Praat사용하여 최소 대립쌍을 포함한 문장의 시간 구조의 물리적 변화 양상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문장을 음절단위로 분절하여 각 음절 길이를 측정하고 최소 대립쌍 단어의 길이 및 문장 길이를 측정하였다. 그리고 최소 대립쌍이 포함된 문장의 시간 구조에서 나타나는 세대 간 차이를 살피기 위해 선행 연구에서 언어의 리듬 분석에 사용된 측정법을 적용하였다. Dellwo(2006), Grabe & Low(2002), Ramus et al.(1999) 등에서는 강세박자, 음절박자, 모라박자 언어의 리듬 분석을 위해 %V, ∆V, ∆C, VarcoV, VarcoC, PVI, CCI등의 지표 값이 사용되었다. 상기한 바와 같이 언어의 리듬 범주 분류에 사용되는 이 지표 값들은 해당 언어의 음운론적 속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한다. 따라서 이러한 지표들은 음운 변화의 일종인 남부 경상 방언의 어휘 성조 약화 현상이 문장의 시간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위에 제시된 지표 값은 자음과 모음을 기본 측정 단위로 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어휘 성조가 부과되는 음절을 기본 측정 단위로 규정하였고 그에 따라 발화 속도를 제어한 음절변동계수인 VarcoS와 발화속도와 화자 변인을 정규화 하여 인접 음절 간 길이의 변동지수를 측정하는 nPVI_S를 지표 값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각 문장에서 분석 단어인 최소대립쌍이 차지하는 시간적 비율(%L)을 구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사용되는 운율 지표는 %L, VarcoS, nPVI_S로 각각의 측정 방법은 다음과 같다.

%L: (target lexical duration/sentence duration)×100

VarcoS: (∆S/mean duration of syllables)×100

nPVI_S:

n P V I = 100 × [ k = 1 m 1 | d k d k + 1 ( d k + d k + 1 ) / 2 | / ( m 1 ) ]

%L은 2음절 표적 단어의 문장 내 비율로 단어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길이를 측정하여 해당 문장의 전체 길이로 나눈 후 100을 곱하여 구한다. VarcoS는 각 문장의 평균 음절길이와 표준편차를 구하고 표준편차를 음절 평균값으로 나눈 후 100을 곱하여 산출한다. VarcoS는 문장 내 음절 길이의 변동 범위를 나타내는 지표인 만큼 그 값이 클수록 문장 내 음절 길이 변동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nPVI_S는 문장 내에서 인접하는 두 음절 간 길이 변화를 측정한다. 즉 문장 내 모든 인접한 두 음절을 한 쌍으로 리듬의 변화를 측정하는데 이로 인해 청자가 인지하는 리듬 차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nPVI_S값은 위에 제시된 공식으로 산출되며, 여기서 m은 발화단위 내 음절의 수이며 dk는 k번째 위치한 음절의 길이이다. nPVI_S값 또한 그 값이 클수록 문장 내 인접 음절 간 길이 변동이 크다.

이상 제시된 음운론적 및 음성학적 분석을 위해, Praat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해당 음절의 피치와 문장 내 각 음절의 길이를 측정하였다. 이후, 측정된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Excel을 이용하여 리듬 지표인 %L, VarcoS, nPVI_S 값을 산출하였다. 그리고 최소 대립쌍이 포함된 문장 발화에서 두 세대 간 리듬 지표 값에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SPSS를 사용하여 대응 표본 t-검정을 수행하였다.

3. 결과

3.1. 성조 형태

남부 경상 방언의 젊은 세대(younger generation, YG)와 구세대(older generation, OG) 화자들이 발화한 분석 단어의 음높이 형태는 표 3에 제시되었다. 아래의 대립쌍 단어에서 위쪽에 위치한 어휘들이 1군 어휘이며 아래쪽에 위치한 단어들이 2군 어휘이다.

표 3. | Table 3. 분석 어휘의 어휘 성조 형태 분포 양상 | Distribution of tone types
YG OG
이사 moving[HL] LH(7), HL(3) LH(6), HH(4),
director[LH] LH(8), HH(2) LH(10)
연기 smoke [HL] HL(10) HL(8), HH(2)
acting [LH] LH(4),HH(3), HL(3) LH(10)
고전 struggle[HH] LH(5), HL(3), HH(2) HH(6), HL(1),LH(3)
classic [LH] LH(5), HH(5) LH(8), HH(2)
부자 father-son[HL] LH(7), HH(2), HL(1) HH(7),HL(2), LH(1)
rich man[LH] LH(6), HH(4) LH(10)
모래 모레 sand[HL] LH(7), HH(2), HL(1) HH(8),HL(1), LH(1)
day aftertomorrow[LH] LH(9), HH(1) LH(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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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어휘 성조의 분포에서 젊은 세대와 구세대 간 차이를 관찰할 수 있다. 구세대에서는 최소 대립쌍 간 비교적 명확한 성조 대비가 나타난다. LH가 우세하게 나타난 ‘이사’를 제외한다면 ‘연기(smoke), 고전(struggle), 모래(sand), 부자(father-son)’에서는 첫 음절에 고조가 부과된 HH나 HL이 우세하며 ‘연기(acting), 고전(classic), 모레(day after), 부자(rich man)’의 경우 첫음절에 저조인 L이, 둘째 음절은 H가 부과된 LH 성조형이 우세하다. 결론적으로, ‘이사’를 제외한 모든 어휘쌍은 의미에 따라 첫 음절에서 L과 H가 뚜렷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며 이를 통해 해당 어휘들의 의미 변별이 어휘 성조 대립을 통해 실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반면 젊은 세대에서는 ‘연기(smoke)를 제외하면 의미에 상관없이 LH형이 우세하게 나타난다. 특히 ‘이사’, ‘부자’에서 LH의 비율이 높고, ‘모래’와 ‘모레’도 LH가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연기(actiong)’, 고전(classic)’, ‘고전(struggle)’에서도 LH가 다른 성조형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단 연기(actiong)에서는 첫음절에 H가 부과된 HH, HL이 LH보다 근소하게 높다.

이상 어휘 성조 분포 결과를 통해 구세대에서 나타나는 어휘 성조의 대립이 젊은 세대에서는 명확히 구분되어 실현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구세대에서의 실현되는 HH/HL과 LH의 대립이 젊은 세대에서는 LH로 병합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3.2. L tone의 높이

젊은 세대가 발화한 문장에서 최소 대립쌍 단어들은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청지각적 구별이 가능했다. 그러나 위의 결과에서 보듯 어휘 성조 형태만으로는 청지각적 대립을 가능하게 하는 음향적 단서를 찾을 수 없다. LH의 비율이 높음에도 1군과 2군 어휘의 청지각적 구별을 가능하게 하는 음향 단서를 알아보고자 동일화자가 발화한 LH 단어쌍의 L성조 높이를 측정하여 비교하였다. L 값은 각 화자의 최저 기본주파수와 해당 L과의 피치 차이를 Qt(1/4tone)으로 정규화 하여 산출하였다. 결과는 그림 1에 제시되었다. 그래프에서 1의 값은 1군 어휘로 의미 상 HH나 HL로 발화 되어야 하지만 젊은 세대에서 LH로 발화된 단어의 L의 높이 분포를 나타내며, 2의 값은 2군 어휘로 원래 LH 성조형을 가진 단어들의 첫 음절인 L 값의 분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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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 Figure 1. 젊은 세대 L성조의 높이 분포(Qt) | Distribution L tone level (Q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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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통해 동일한 L성조로 발화되었지만 1군 어휘와 2군 어휘 간 음높이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1군 어휘 L 성조의 평균 음높이는 9.46 Qt(3.27), 2군 어휘의 평균 L 값은 7.22 Qt(2.45)이다. 즉 HH 또는 HL 형으로 발화되어야 할 어휘들이 LH로 발화된 경우 첫 음절 L은 원래 LH가 부여된 어휘들의 첫 음절보다 높은 음역대에 위치하고 있다. 두 어휘군에서 L의 높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t(26)=–2.69. p=.012]

이와 같은 결과는 젊은 세대에서 구세대와는 다른 운율 변수로 최소 대립쌍의 의미를 변별하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즉 이전 세대의 주요 변수였던 피치 악센트의 대립 체계는 약화되었으나 새로운 운율 요소가 최소 대립쌍의 의미 변별 자질로 대체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3.3. 표적 어휘의 길이 비율(%L)

문장 내에서 최소 대립쌍, 즉 표적 단어가 차지하는 평균 비율은 표 4에 제시되었다.

표 4. | Table 4. 표적 어휘의 길이 비율 | Durational rate of target words
의미 1군 어휘 의미 2군 어휘
YG OG YG OG
이사 moving 16.02 15.86 director 16.14 16.85
연기 smoke 23.74 21.42 acting 24.54 23.24
고전 struggle 22.12 20.93 classic 23.31 21.94
부자 father-son 21.16 21.39 rich man 21.57 23.39
모래 모레 sand 16.51 16.40 day after-tomorrow 17.11 1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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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표 4를 통해 젊은 세대(YG)와 구세대(OG)가 발화한 1군 어휘, 즉 기본적으로 HH/HL로 실현되어야 하는 어휘군의 길이보다 LH로 실현되어야 하는 어휘군의 길이가 체계적으로 높은 비율로 실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이사’, ‘연기’, ‘고전’, ‘부자’가 각각 ‘director’, ‘acting’, ‘calssic’, ‘rich man’의 의미로 발화될 때 ‘moving’, ‘smoke’, ‘struggle’, ‘father-son’으로 발음될 때보다 높은 길이 비율을 보인다. ‘모래’와 ‘모레’의 경우도 ‘모레’의 길이 비중이 높다. 따라서 최소 대립쌍의 의미가 어휘의 시간 구조에서도 대립적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표 3의 어휘 성조 형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휘 성조형에서 LH의 비율이 높은 어휘군의 길이가 HH나 HL로 실현된 어휘군에 비해 높은 길이 비율을 보이기 때문이다. 성조형과 그 구현 시간의 상관성에 대한 선행 연구를 보면 피치와 음절 간 역상관성을 보고하고 있다. 즉 일반적으로 낮은 성조를 가진 음절이 높은 성조를 가진 음절보다 긴 길이로 실현된다는 것이다(Faytak & Yu, 2011).

그림 2는 1군 어휘(HH, HL)와 2군 어휘(LH)의 문장 내 평균 길이 비율을 나타낸다. 젊은 세대의 1군과 2군 어휘의 평균 길이 비율은 각각 20.11(3.25)%, 20.53(3.80)%로 매우 근소한 차이로 2군 어휘의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반면 구세대의 경우 19.19(3.13)%와 20.64(3.32)로 보다 명확한 대조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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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 Figure 2. 피치 분포에 따른 평균 단어 길이(%) | Mean values of target word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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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어휘군의 길이 차이가 유의미한지 알아보고자 대응 표본 t-검정(paired t-test)을 실시했다. 구세대의 경우 두 어휘군의 길이 차이는 유의미하게 나타났다[t(49)=4.174, p<.001]. 그러나 신세대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t(49)=1.830, p=.073]. 따라서 구세대에서는 어휘 성조와 더불어 시간 구조에서도 최소 대립쌍 간 구별이 나타나지만 젊은 세대에서는 이러한 구별이 중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3.4. VarcoS(음절변동계수)

최소 대립쌍을 포함한 문장에서 음절길이의 변동량을 살펴보기 위해 젊은 세대와 구세대 화자들이 발화한 문장의 음절 변동계수를 측정하였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성조형에 따라 단어 길이의 변동이 발생한다면 이는 문장 내 음절 변동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그룹에서 나타난 음절변동계수는 그림 3그림 4에 제시되었다. 그림 3은 젊은 세대의 VarcoS 값의 분포를, 그림 4는 구세대 값의 분포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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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 Figure 3. 음절변동계수(젊은 세대) | Values of VarcoS (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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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 Figure 4. 음절변동계수(구세대) | Values of VarcoS (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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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젊은 세대와 구세대의 발화문에서 나타난 음절 변동계수의 값은 그 차이가 명확해 보인다. 젊은 세대에서는 1군 어휘가 포함된 문장과 2군 어휘가 포함된 문장 간 음절 변동 폭에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다. 1군 어휘와 2군 어휘의 평균 VarcoS 값은 각각 30.29(6.11)와 29.82(6.31)로 1군 어휘에서 변동률이 높게 나타나나 매우 근소한 차이다. 그 반면 구세대에서는 1군과 2군 어휘가 포함된 문장의 음절 변동계수는 매우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1군 어휘와 2군 어휘의 평균 VarcoS 값은 각각 29.44(5.43)과 32.51(4.96)로 1군에 비해 2군 어휘, 즉 LH형으로 발화된 단어에서의 변동률이 높게 나타난다. 따라서 구세대에서는 최소대립쌍이 포함된 문장의 시간 구조를 보다 명확한 대립구조로 발화하고 있다. 즉 최소대립쌍이 포함된 문장의 의미 대조를 위한 음절 변동의 범위는 두 세대에서 작동 원리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세대 간 음절 변동 폭의 요인을 최소 대립쌍의 존재에서만 비롯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재 진행 중으로 보이는 최소 대립쌍을 포함한 남부 경상 방언 전체 어휘 성조 변화의 영향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두 어휘군을 포함한 문장 내 음절변동 계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보고자 대응 표본 t-검정(paired t-test)을 실시했다. 구세대의 경우 1군어휘를 포함한 문장과 2군어휘를 포함한 문장 간 음절변동 계수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t(49)=4.773, p<.001]. 그러나 젊은 세대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t(49)=–.986, p=.329].

3.5. nPVI_S(인접 음절 변동계수)

최소 대립쌍이 포함된 각 문장에서 인접 음절 간 길이의 변동지수를 통해 젊은 세대와 구세대 간 문장 의미에 따른 시간 구조의 대립 양상을 살펴보았다. 상기한 바와 같이 nPVI_S는 발화속도와 화자 간 변인을 정규화 하여 문장 내에서 연속하는 두 음절 길이의 변동을 측정하는 값으로 그 값이 클수록 인접 음절 간 길이의 변동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세대에서 나타나는 nPVI_S 값은 그림 5그림 6에 제시되었다. 그림 5는 젊은 세대의 nPVI_S 값을, 그림 6은 구세대의 nPVI_S측정을 나타낸다. 그래프에서 숫자1과 2는 각각 1군 어휘군과 2군 어휘군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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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 Figure 5. 인접 음절 변동 계수(젊은 세대) | Values of nPVI_S (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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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 Figure 6. 인접 음절 변동 계수(구세대) | Values of nPVI_S (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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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VI_S 값의 분포에서도 최소 대립쌍이 포합된 문장에서 나타나는 세대 간 시간 구조 차이를 볼 수 있다. 젊은 세대에서 1군과 2군 어휘의 평균 nPVI_S 값은 각각 13.12(3.68)와 12.52(3.17)로 근소한 차이로 1군 어휘에서 높게 나타났다. 그 반면, 구세대에서 1군과 2군 어휘 문장의 평균 nPVI_S 값은 각각 12.60(3.52)와 13.83(3.35)로 그림 6에서 볼 수 있듯이 두 어휘군이 포함된 문장은 비교적 명확한 대립으로 인접 음절 간 변동률을 보인다. 따라서 음절변동 계수(VarcoS)와 마찬가지로 구세대에서는 HH와 LH 어휘 간 성조 대립이 문장 시간 구조에서도 체계적인 차이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두 어휘군이 포함된 문장의 nPVI_S 계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살펴보고자 대응 표본 t-검정(paired t-test)을 실시했다. 구세대의 경우 두 어휘군의 길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t(49)=2.820, p=.007]. 그 반면 젊은 세대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t(49)=–.939, p=.058].

4. 결론

본 연구는 최근 남부 경상 방언이 겪고 있는 어휘 성조의 통시적 변화가 해당 어휘의 길이와 나아가 그 어휘가 내포된 문장 전체의 시간구조 즉 리듬 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젊은 세대와 구세대 간 어휘 성조 대립이 문장의 시간구조에 반영되는 양상을 고찰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젊은 세대에서는 구세대와 달리 최소 대립쌍의 의미 대립이 전통적인 어휘 성조의 대립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최소 대립쌍의 의미에 상관없이 LH형이 우선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즉 HH/HL과 LH의 대립이 LH.로 중화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어휘의 첫음절에 부과되는 L 성조의 음역대는 다르게 나타났다. 즉 전통적 기저형으로 HH/HL를 가진 어휘가 LH로 발화될 때 첫 음절 L의 음높이는 원래 LH가 부과된 어휘의 L보다 높은 음역대에서 발화되었다.

젊은 세대에서 나타난 이러한 성조 대립의 약화는 문장의 시간 구조에도 영향을 미쳐 최소 대립쌍을 포함한 문장의 시간 조직 양상이 구세대와 다르게 나타났다. 구세대에서는 문장 내 표적 단어의 비율, 음절 변동의 범위(VarcoS), 인접한 음절 간 길이 변동 계수(nPVI_S) 값이 문장의 의미에 따라 체계적인 대립을 보였으나 젊은 세대에서는 의미가 다른 문장 간 시간 구조의 체계적 대립 양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어휘 성조의 대립으로 나타나는 문장의 시간 구조를 조직하는 방식은 두 세대에서 다르게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최소 대립쌍 뿐만 아니라 이 방언의 어휘 성조 체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변화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남 방언의 젊은 세대에서 나타나는 어휘 성조 대립 약화 또는 병합 양상은 문장의 시간 구조에 영향을 미쳐 시간 구조상으로도 유의미한 대립이 나타나지 않는 병합 상태를 관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휘 성조와 문장의 시간구조에서 나타나는 대립의 중화는 새로운 운율 자질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도 관찰할 수 있었다. 따라서 남부 경상방언의 어휘 성조 대립은 전체적으로는 기존의 체계가 새로운 변별자질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단계인 준병합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매우 제한된 피험자와 실험 자료를 대상으로 제한된 운율 변수를 측정단위로 삼았다. 따라서 일반적인 결론을 도출하고 어휘 성조 대립의 통시적 단계를 보다 명확히 규정하기 위해서는 제한된 피험자와 자료의 한계를 극복하는 보다 심도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리듬과 피치의 변화 양상을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인 분석과 더불어, 젊은 세대에서 나타나는 미묘한 음성적 차이가 일반 청자들에게 실제로 의미 변별적 단서로 작용하는지를 확인하는 청취 실험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Notes

* 이 연구 결과물은 2024학년도 경남대학교 학술진흥연구비 지원에 의한 것임.

* This work was supported by Kyungnam University Foundation Grant,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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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ces

부록

분석 문장 | Sentences for analysis
어휘 의미 분석 문장과 맥락
이사 moving 우리 집은 서울로 이사 간다. 아버지는 이사가 좋다고 하신다.
이사 director 아버지가 이사로 승진하셨다. 아버지는 이사가 좋다고 하신다.
연기 smoke 담배 피우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담배 연기가 많이 늘었다
연기 acting 그 배우는 담배 피우는 연기가 어색해 연습을 많이 했다. 그래서 담배 연기가 많이 늘었다.
고전 struggle 우리 팀은 이번 경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번 고전도 이해하기 힘들다
고전 classic 이번 학기에도 고전 강독을 듣고 있다. 이번 고전도 이해하기 힘들다.
모래 sand 산책로에 깔 재료를 정해야 한다. 사람들은 모래가 좋다고 한다.
모레 the day after tomorrow 여행 날짜를 의논중이다. 사람들은 모래가 좋다고 한다.
부자 father-son 이 건물은 어느 부자가 세운 연구소이다.
부자 rich man 이 건물은 어느 부자가 세운 연구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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