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본 연구는 경북 방언 어두 폐쇄음의 발성 유형에 따른 음향 특징이 세대에 따라 점진적으로 달라지는 변화의 양상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어 폐쇄음은 주지하다시피 평음, 격음, 경음의 세 그룹으로 분류되며 어두 위치에서는 모두 무성 파열음로 실현된다. 세 그룹의 폐쇄음 구별에 작용하는 음향 특징에 대해서는 주로 해당 폐쇄음 뒤에서 실현되는 모음의 음높이(vowel F0, F0)와 성대 진동 시작 시간(voice onset time, VOT)을 중심으로 논의되었다.
예전 연구들에서는 평음은 짧은 VOT와 낮은 F0, 격음은 긴 VOT와 높은 F0, 경음은 짧은 VOT와 높은 F0로 특징지어졌다(Abramson & Lisker, 1972; Han & Weitzman, 1970; Lisker & Abramson, 1964).
그런데 2000년대 이후 여러 연구들에 의해 서울 방언의 어두 폐쇄음의 VOT에 변화가 나타난 것이 밝혀졌다(Byun, 2016; Kang, 2014; Kang & Guion, 2008; Kim, 2021; Silva, 2002, 2006a, 2006b). 선행 연구들의 주된 내용을 살펴보면, 1960년대생 이후의 세대부터 평음의 VOT는 길어지고 격음의 VOT는 짧아지는 변화가 나타나, 젊은 세대에서는 평음과 격음의 VOT가 합류되어 VOT의 변별 기능이 약화되거나 소실된 것으로 보고된다. 반면 F0 기능은 강화되어, 평음과 격음의 구별이 주로 F0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Byun(2016)은 폐쇄음 음향 특징의 변화에 대해 F0가 변별 자질로 충분히 발달된 이후에 VOT의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하여 F0가 VOT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폐쇄음의 음향 특징의 변화에는 방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 된다. Holliday & Kong(2011)에 따르면 제주 방언에서도 서울 방언과 유사하게 평음과 격음의 VOT가 접근하는 변화가 보인다. 반면 Ito(2017)은 연변 방언에서는 평음의 VOT가 짧아지고 경음의 F0가 낮아져 평음과 경음이 VOT와 F0의 양 측면에서 융합되어 가고 있으며, 젊은 세대에서는 음질(voice quality, H1-H2)에 의해 평음과 경음이 변별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경상도 방언에 관해서는 여러 연구들이 모음의 음높이가 성조 유형의 변별에 관여하기 때문에1 분절음의 구별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어려운 것을 이유로, VOT의 통시적 변화에서 보수적인 양상을 보인다고 하였다(Holliday & Kong, 2011; Jo & Shin, 2003; Kang, 2013).
그런데 최근의 연구들은 경상도 방언에서도 어두 폐쇄음의 음향 특징에 변화가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Hwang et al., 2019; Jang, 2013; Kwon, 2019, 2021; Lee & Jongman, 2019). Jang(2013)은 대구 방언의 20대 화자는 평음과 격음이 유사한 VOT를 가지지만 50대 화자는 경음과 평음이 유사한 VOT를 가진다고 하면서 대구 방언의 어두 폐쇄음 음향 특징에 서울 방언과 비슷한 세대차가 있다고 하였다. Hwang et al.(2019)도 노년층에 비해 젊은 층에서 평음과 격음의 VOT가 근접하고 고성조와 저성조 사이의 F0는 줄었다고 하였는데, 특히 노년층 남성에서 가장 보수적인 특징이, 젊은 층 여성에게서 가장 혁신적인 특징이 관찰된다고 하였다. Kwon(2019)는 부산 방언 화자 20대부터 60대까지 연속된 세대의 발화를 대상으로 하여 VOT와 F0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부산 방언의 평음 역시 VOT가 증가하고 있어 20대 남자와 2, 30대 여자의 경우 평음의 VOT가 경음보다 격음에 더 가까운 과도기 형태를 보이지만, 격음의 VOT는 통시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F0에 관해서는 발성 유형간 대립이 없거나 평음이 다른 유형들과 구별되는 2원적 대립이었지만, 세대가 젊을수록 3원적 대립으로 세분화되어 가고 있다고 하였다. 한편, Lee & Jongman(2019), Kwon(2021)은 경상도 방언에서 어휘 성조가 약화되어 가는 현상과 관련지어 어두 폐쇄음의 변화를 설명하였다. 두 연구는 Lee & Jongman(2015)에서 경남 방언의 성조 유형에 따른 음조 패턴의 실현이 노년층에 비해 젊은 세대에서는 덜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보고한 내용을 바탕으로, 성조 유형 변별의 약화가 어두 폐쇄음의 변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어두 폐쇄음 음향 특징의 세대별 변화를 중심으로 논의하였다. Lee & Jongman(2019)는 서울 방언 및 경남 방언의 노년층과 젊은 층의 발화를 비교하였는데, 경남 방언 젊은 층에서는 평음과 격음의 VOT가 서로 근접하고 성조 유형 간 F0 차이는 줄어든 반면, 어두 폐쇄음 간 F0 차이는 커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에 관하여 경남 방언 젊은 층의 음향적 특징이 서울 방언의 양상과 유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Kwon(2021)도 경남 방언 20대부터 60대까지 화자의 발화를 대상으로 어두 폐쇄음간 VOT의 차이 및 성조 유형에 따른 F0의 최고값과 최솟값의 차이를 살펴보고, 노년층에 비해 젊은 층에서 해당 차이가 감소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고 보고하였다. Lee & Jongman (2019)와 Kwon(2021)은 어두 폐쇄음 변별에 있어서 성조 유형 변별의 약화로 인해 F0의 기능이 강화되었다고 해석한 점, 그리고 F0의 변화가 VOT의 변화를 야기하였다고 본 점에서 맥락을 같이한다.
이와 같이 여러 연구들에서 경상도 방언에서도 어두 폐쇄음 음향 특징의 세대에 따른 변화가 논의되고 있다. 이들 연구들에 따르면 경상도 방언에서도 서울 방언과 유사한 방향으로 어두 폐쇄음의 음향 특징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경상도 방언 어두 폐쇄음의 변화 과정에 대한 논의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하기 어렵다. Kwon(2019, 2021)에서는 경남 방언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았는데, 경북 방언에서도 동일한 과정으로 변화하였는가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2.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연속된 세대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경북 방언의 어두 폐쇄음 음향 특징의 점진적 변화 양상을 밝히고자 한다.
2. 발화 실험
본 연구에서는 경북 방언 어두 폐쇄음의 음향 특징이 어떠한 과정의 변화를 거치는지를 밝히기 위하여 195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까지 연속된 세대를 대상으로 발화 실험을 실시하였다. 발화 실험 참가자들은 모두 대구시 및 경상북도에서 태어나 자란 경북 방언 여성 모어 화자이다. 실험 참가자를 여성으로 한정한 이유는 서울 방언(Kang, 2014; Oh, 2011) 및 경북 방언(Hwang et al., 2019)에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변화가 두드러지게 관찰된 점, 언어 변화의 관점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변화를 선도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Labov, 1990)을 고려하여 변화의 양상을 보다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기 때문이다. 세대별 실험 화자 수는 표 1에 제시한다.
| 1950s | 1960s | 1970s | 1980s | 1990s | 2000s | 합계 |
|---|---|---|---|---|---|---|
| 8 | 6 | 7 | 7 | 12 | 10 | 50 |
실험은 3회에 걸쳐 실시하였다. 실험1과 실험2는 2017년 및 2018년에 1950년대생부터 1990년대생까지를 대상으로 실시하였고, 실험3은 2025년에 2000년대생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실험1, 2와 실험3에 사용된 실험 단어의 목록이 다른데, 그 내용은 아래 2.2. 실험 단어에서 자세히 보도록 한다3.
Kenstowicz & Park(2006), Jang(2012) 등에 따르면 경상도 방언 어두 폐쇄음의 후 모음 F0는 폐쇄음의 후두 자질 및 성조 유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실현된다. 본 연구 또한 어두 폐쇄음 유형과 함께 어휘 성조에 따른 F0의 변화도 함께 살펴보려 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단어를 선정하였다.
실험 단어는 어두음이 양순 폐쇄음인 2음절 단어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어두 폐쇄음에 이어지는 후속 모음은 모두 /ㅏ/로 통일하였는데 2음절 단어 중 적절한 단어가 없는 경우에는 1음절 단어 뒤에 조사 ‘-이/가’를 첨가하여 2음절로 발화하도록 하였다. 위에서 기술하였듯이 실험을 총 3회 실시하였는데 실험1과 실험2에는 각 유형당 1개씩 단어를 사용해 단어의 총 개수는 9개(폐쇄음 유형3×성조 유형3×단어 1개)이고, 실험3에는 각 유형당 2개씩의 단어를 사용해 단어의 총 개수는 18개(폐쇄음 유형3×성조 유형3×단어 2개)이다. 실험3은 실험 1과 실험2를 보충하기 위해 단어의 개수를 늘려서 실시하였다.
실험1과 실험2에서 사용한 단어는 표 2, 실험3에서 사용한 단어는 표 3과 같다4.
| 성조 유형 | 폐쇄음 | ||
|---|---|---|---|
| 평음 | 격음 | 경음 | |
| HH | 발아 (germination) | 파리 (fly) | 빵-이 (bread) |
| HL | 바다 (sea) | 팔-이 (arm) | 빵-이 (jail) |
| LH | 바로 (immediately) | 파도 (wave) | 빠름 (speed) |
녹음은 Olympus사(Tokyo, Japan)의 멀티 트랙 리니어 PCM 레코드 LS-100과 AKG사(Los Angeles, CA, USA)의 C5 콘덴서 마이크를 사용하여 조용한 실내에서 이루어졌다. 발화 실험에서 단어 리스트를 제시하고 읽게 하는 방법은 리스트 억양(list intonation)를 야기하기 쉽기 때문에(Sereno et al., 2016) 리스트 억양을 피하기 위해 컴퓨터 화면에 슬라이드로 실험 단어를 하나씩 제시였다. 특히 실험 단어 중 '빵-이'는 성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므로, 의미의 구별을 위해 그림을 삽입하여 제시하였다. 그리고 실험 참가자가 컴퓨터 화면에 제시된 단어를 발화하면 슬라이드를 넘겨 다음 단어를 제시하고 발화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실험 단어가 무작위로 섞인 슬라이드를 총 5번 반복하였으며, 실험 참가자 1명당 소요 시간은 10분에서 20분 정도였다. 5번 반복한 발화 중 첫 번째와 마지막 발화를 제외한 3번의 발화 음성을 측정 대상으로 하여 화자 총 50명이 발화한 단어 수는 1,620개이다(실험1과 실험 2: 화자 40명×실험 단어 9개×발화 횟수 3회=1,080개, 실험 3: 화자 10명 × 실험 단어 18개×발화 횟수 3회=540개).
수집된 음성 자료의 VOT와 모음의 F0는 Praat(Version 5.3.19 및 6.4.47; Boersma & Weenink, 2021)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측정 시 성조 유형이 다르게 발화된 경우나 에러가 나는 경우 등은 측정에서 제외하였다. 측정에서 제외한 단어의 수는 74개로, 측정 대상이 된 단어 발화의 총개수는 1,546개이다(총 발화 단어 1,620개-측정 제외 단어 74개).
VOT는 음성 파형을 참고하여 폐쇄음의 파열(release)부터 모음 파형의 개시 순간까지를 측정하였다. F0는 후행 모음의 F2가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측정하였다. 측정한 F0 값은 세미톤(semi-tone)으로 변경하여 정규화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본 연구에서는 실험 참가자 인원수가 많고 세대에 따른 개인차가 컸기 때문에 개인마다 F0값을 표준화한 Z-score로 변환하였다(Byun, 2016, Ito, 2017, Kim, 2021).
측정한 VOT 및 F0값에 대한 통계 검정은 세대, 어두 폐쇄음 종류, 성조 유형을 독립 변수로, VOT 값 및 F0 값을 종속 변수로 하는 삼원분산분석(3way-ANOVA)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화자 간 개인차를 고려하기 위해 세대, 어두 폐쇄음 종류, 성조 유형을 고정 효과로, 실험 참가자를 임의 효과로 하는 선형 혼합 모형(linear mixed model) 분석을 추가로 실시하였다. 분석에는 SPSS(Ver 30.0.0, SPSS Inc., Chicago, IL)을 사용하였다. 통계 결과에서 두 집단 간 평균의 차이가 유의미한 경우에는 ‘≪’로, 평균의 차이는 있지만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경우에는 ‘≒’로 결과를 기술하도록 한다.
3. 실험 결과 및 통계 검정 결과
VOT 값에 대하여 삼원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를 제시하면 표 4와 같다. 삼원분산분석의 결과, 세대(F=100.039, p<.001), 어두 폐쇄음(F=2,220.539, p<.001), 성조(F=11.847, p<.001)에 대한 주효과가 모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 효과에 관해서는, 세대와 어두 폐쇄음(F=55.987, p<.001), 세대와 성조(F=2.105, p=.021), 어두 폐쇄음과 성조(F=2.797, p=.025)의 상호 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세대와 어두 폐쇄음과 성조의 상호 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F=1.040, p=.410).
다음으로 선형 혼합 모형 분석의 결과 역시 고정 효과인 어두 폐쇄음(F=2,546.300, p<.001), 성조 유형(F=12.909, p<.001), 세대(F=11.073, p<.001)의 주효과가 모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상호 효과에 관해서도, 삼원분산분석의 결과와 동일하게 세대와 어두 폐쇄음(F=84.823, p<.001), 세대와 성조(F=3.803, p<.001), 어두 폐쇄음과 성조(F=2.848, p=.023)의 상호 효과는 유의하였지만, 세대와 어두 폐쇄음과 성조의 상호 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F=1.644, p=.052). 이러한 결과는 앞서 실시한 삼원분산분석의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화자 개인차를 고려한 경우에도 삼원분산분석에서 확인된 주효과와 상호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남을 보여준다.
통계 검정 결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난 주효과 및 상호 효과에 대하여 Bonferroni에 의한 사후 검정을 실시하였다. 먼저, 주효과의 사후 검정 결과를 보면, 세대 간에는 1950년대생과 1960년대생 사이, 1970년대생과 1980년대생 사이,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지만, 노년층(1950년대생, 1960년대생)과 중년층(1970년대생, 1980년대생), 젊은 층(1990년대생, 2000년대생)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950s≒1960s≪1970s≒1980s≪1990s≒2000s). 즉 세대가 젊을수록 VOT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길어진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어두 폐쇄음의 주효과에 대한 사후 검정 결과는 ‘경음≪평음≪격음’의 순으로 유의하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성조에 대한 주효과의 사후 검정 결과는 HL 유형이 다른 두 유형보다 유의하게 VOT가 짧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HH와 LH 사이의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았다(HL≪HH≒LH).
상호 효과에 관한 사후 검정에 대해서는, 세 독립 변수들의 상호 효과가 유의하지 않기 때문에 두 변수의 상호 효과 양상이 다른 변수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두 변수의 상호 효과가 유의한 결과를 중심으로 두 변수 간의 상호 작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첫 번째로 본 연구가 VOT의 결과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세대별 어두 폐쇄음에 따른 VOT 측정 결과 및 세대와 어두 폐쇄음의 상호 효과에 대한 결과를 살펴본다. 세대별 각 폐쇄음의 VOT 측정 결과를 제시하면 표 5와 그림 1과 같다.
세대별 VOT 값의 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세대가 젊을수록 평음의 VOT 값이 증가하여 격음의 VOT값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1950년대생의 평음의 VOT는 15.4 m로 격음의 68.7 ms보다 경음의 7.5 ms에 가깝다. 그런데 1960년대생부터는 평음의 VOT 값이 증가하여, 2000년대생에 이르러서는 평음의VOT 값이 71.3 ms로 경음의 VOT 8.9 ms보다는 격음의 VOT는 76.3 ms에 근접해 있다. 반면 격음과 경음의 VOT는 평음에 비해 세대에 따른 큰 변화가 없는 특징을 보인다.
세대와 어두 폐쇄음의 상호 효과에 대해서도 bonferroni에 의한 사후 검정을 실시하였다. 먼저 어두 폐쇄음에서의 세대 효과의 사후 검정 결과, 평음은 1970년대생과 19980년대생 사이가,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 사이가 유의하지 않았지만, 다른 세대 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1950s≪1960s≪1970s≒1980s≪1990s≒2000s). 격음은 1990년대생이 1950년대생, 1960대생, 1980년대생과의 사이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지만 그 외의 나머지 세대 사이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경음은 모든 세대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세대에서의 어두 폐쇄음 효과에 대한 사후 검정의 결과는 모든 세대에서 ‘경음≪평음≪격음’의 순으로 유의하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 검정 결과의 결과를 통해서 서울 방언과 마찬가지로 평음의 VOT가 젊은 세대로 갈수록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길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1950년대생과 1960년대생 사이에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는 것인데, 이는 이미 1960년대생에서 변화가 일어난 것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1950년대생 이후의 세대에 대해서는 변화를 알 수 없어, 정확한 변화 시작 시기를 추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1960년대생이 이미 변화에 돌입한 세대라고 말할 수 있다. 한편, 격음의 경우는 1990년대생이 몇몇 세대들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길게 나타났지만 더 젊은 2000년대생과 다른 세대들과의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세대에 따른 일정한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경음 또한 모든 세대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음은 전 세대에 걸쳐 10 ms 전후로 짧게 실현되었는데 어떤 세대 사이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통시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경북 방언의 어두 폐쇄음 VOT는 통시적으로 평음의 VOT가 길어짐에 따라 평음과 격음의 VOT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다만, 세대에서의 어두 폐쇄음 효과에 대한 사후 검정의 결과 모든 세대에서 VOT는 ‘경음≪평음≪격음’의 순으로 유의하게 길게 나타났다. 이는 모든 세대에서 어두 폐쇄음이 VOT에 의해 구별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통시적으로 평음의 VOT가 길어져 격음의 VOT에 근접해가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평음과 격음의 VOT가 합류되는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세대와 성조의 상호 작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세대별 성조에 따른 VOT의 측정 결과 제시하면 표 6 및 그림 2와 같다.
표 6 및 그림 2의 세대별 성조에 따른 VOT 평균을 보면 모든 세대에서 HL유형의 VOT가 다른 성조 유형의 VOT보다 짧게 실현된 특징이 있다. 세대와 성조의 상호 작용에 대한 사후 검정의 결과, 세대에서의 성조 효과는, 1950년대생과 1980년대생에서는 모든 성조 유형들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지만 1960년대생에서는 LH 유형이 HL과 HH보다 유의미하게 길게 나타났으며 1970년대생에서는 HL과 LH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또한 1990년대생에서는 HL과 HH사이에, 2000년대생에서는 HL과 LH사이, HL과 HH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세대별로 상이하여 전체적으로 통일성 있는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성조에서의 세대 효과는, HH와 HL에서 1950년대생과 1960년대생 사이, 1970년대생과 1980년대생 사이, 1990년대생과 2000대생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LH에서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 사이, 그리고 1960년대생, 1970년대생, 1980년대생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성조에서의 세대 효과 결과, HH와 HL에서는 세대가 젊을수록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VOT가 길어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할 수 있지만, LH에서는 세대에 따른 일관된 변화를 확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결과는, 세대 주효과의 검정 결과에서도 밝혀진 바와 같이, 전체적으로 세대가 젊을수록 VOT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길어지는 현상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LH 유형에서는 세대에 따른 통일된 변화를 확인할 수 없어, 성조 유형과 세대의 상호 작용이 일정한 방향성을 갖는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어두 폐쇄음과 성조의 상호 작용에 대해 살펴본다. 성조별 어두 폐쇄음에 따른 VOT의 측정 결과를 표 7과 그림 3에 제시한다.
| HH | HL | LH | |
|---|---|---|---|
| 평음 | 46.98 (28.83) | 41.28 (24.06) | 49.06 (25.96) |
| 격음 | 74.85 (18.59) | 70.49 (18.73) | 76.06 (17.75) |
| 경음 | 8.89 (5.01) | 8.51 (3.64) | 8.77 (3.77) |
어두 폐쇄음과 성조의 상호 작용에 대한 사후 검정을 실시한 결과, 어두 폐쇄음에서의 성조 효과는, 평음과 격음에서는 HL의 VOT가 다른 두 성조 유형의 VOT보다 유의하게 짧았지만 HH와 LH의 VOT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HL≪HH≒LH). 경음의 경우는 모든 성조 유형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성조에서의 어두 폐쇄음 효과는, 모든 성조 유형에서 VOT가 ‘경음≪평음≪격음’의 순으로 유의미하게 길게 나타났다.
성조와 VOT의 실현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점은, VOT가 긴 격음과 평음의 경우 HL의 VOT가 다른 성조 유형들의 VOT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짧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Jang(2012)이 대구 방언의 고성조 폐쇄음의 VOT가 저성조 폐쇄음의 VOT보다 짧게 나타나며,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고한 바와 일치한다. 성조와 VOT의 상관관계에 관한 또 다른 논의는 Peng et al.(2009)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Peng et al.(2009)은 대만의 하카어(Hakka)를 대상으로, 성조 유형이 입성(entering tone)일 때 다른 성조에 비해 유기음의 VOT가 유의미하게 짧게 실현된다고 보고하였다. 그리고 이에 대해 음높이 레벨의 차이는 성대 진동 구조의 긴장(tension of the vibrating structure)의 차이에 기인하기 때문에 VOT가 성조의 차이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본 연구의 경북 방언에서도 어두 폐쇄음이 평음 및 격음인 경우, 어두음이 높게 시작되는 HL에서 다른 성조 유형보다 VOT가 짧게 실현됨을 확인하였다. 이는 성조가 VOT의 실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 Peng et al.(2009)의 논의를 뒷받침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다만 성조와 VOT의 관계에 대해서는 충분히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앞으로 좀 더 추가적인 연구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F0값에 대해 삼원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를 표 8에 제시한다. 주효과의 결과를 보면 어두 폐쇄음(F=1,230.757, p<.001)과 성조(F=495.840, p<.001)에 대한 주효과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세대(F=2.580, p=.845)의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 효과에 관해서는 세대와 어두 폐쇄음(F=5.320, p<.001), 세대와 성조(F=13.499, p<.001), 어두 폐쇄음과 성조(F=31.378, p<.001)의 상호 작용이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세대와 어두 폐쇄음과 성조의 상호 관계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F=1.292, p=.174).
선형 혼합 모형 분석의 결과 역시 삼원분산분석의 결과와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우선 고정 효과인 어두 폐쇄음(F=1,249.724, p<.001), 성조 유형(F=503.741, p<.001)의 주효과는 유의했지만, 세대(F=1.543, p=.204)의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대와 어두 폐쇄음(F=5.411, p<.001), 세대와 성조(F=13.703, p<.001), 어두 폐쇄음과 성조(F=31.791, p<.001),의 상호 작용이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세대와 어두 폐쇄음과 성조의 상호 관계는 유의하지 않았다(F=1.304, p=.166). VOT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F0 값에 대한 선형 혼합 모형 분석의 결과가 삼원분산분석의 결과와 일치하는 것은, 화자 개인차를 고려하여도 삼원분산분석에서 확인된 주효과 및 상호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남을 보여준다.
통계 결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난 주효과와 상호 효과에 대하여 Bonferroni에 의한 사후 검정을 실시하였다. 먼저 주효과의 사후 검정 결과, 폐쇄음 발성 유형에 관해서는 ‘평음≪경음≪격음’의 순으로 유의하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성조에 관해서는 ‘LH≪HH≪HL’의 순으로 유의하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 효과에 관한 사후 검정은 VOT에 대한 통계 결과와 마찬가지로 F0값에 대한 세 독립 변수의 상호 효과가 유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난 두 변수 간의 상호 효과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첫 번째로 어두 폐쇄음과 성조의 상호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성조별 폐쇄음에 따른 F0의 측정 결과를 표 9와 그림 4에 제시한다.
| HH | HL | LH | |
|---|---|---|---|
| 평음 | –0.84 (0.43) | –0.52 (0.54) | –1.13 (0.44) |
| 격음 | 1.03 (0.52) | 1.69 (0.56) | 0.12 (0.61) |
| 경음 | 0.04 (0.51) | 0.64 (0.73) | –0.60 (0.68) |
어두 폐쇄음과 성조의 상호 효과에 대하여 Bonferroni에 의한 사후 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어두 폐쇄음에서의 성조 효과에 의해서는 모든 어두 폐쇄음에서 성조에 따른 F0 가 ‘LH≪HH≪HL’의 순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조에서의 어두 폐쇄음 효과에 의해서는 모든 성조 유형에서 어두 폐쇄음에 따른 F0가 ‘평음≪경음≪격음’의 순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 9 및 그림 4, 통계 검정의 상호 효과를 통해 경북 방언에서 어두 폐쇄음 후속 모음의 음높이가 성조 혹은 어두 폐쇄음이라는 독립적인 요인에 의해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두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실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Kenstowicz & Park(2006)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경북 방언에서 HH유형과 HL유형의 F0 역시 구별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고성조(H-tone)의 F0의 실현은 뒤에 이어지는 음절의 높이에 의해서 달라지는 것을 시사한다.
두 번째로 세대와 어두 폐쇄음의 상호 효과를 살펴본다. 세대별 어두 폐쇄음에 따른 F0의 측정 결과를 제시하면 표 10과 그림 5와 같다.
Bonferroni에 의한 사후 검정을 실시한 결과, 세대에서의 어두 폐쇄음 효과에 있어서 모든 세대에서 F0는 ‘평음≪경음≪격음’의 순으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모든 세대에서 어두 폐쇄음에 따라 F0 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다르게 실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두 폐쇄음에서의 세대 효과는 폐쇄음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 우선 평음에서는 1950년대생, 1960년대생, 1970년대생 사이와1980년대생, 1990년대생, 2000년대생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중장년층(1950년대생–1970년대생)과 젊은 층(1980년대생–2000년대생)과의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1990s≒2000s≒1980s≪1960s≒1970s≒1950s). 다음으로 격음에서는 모든 세대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경음에서는 1950년대생과 1960년대생 사이, 1950년대생과 1990년대생 사이, 2000년대생과 1960년대생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지만 다른 세대 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세대별 어두 폐쇄음에 따른 F0의 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평음에서의 변화이다. 중장년층(1950년대생–1970년대생)의 F0는 젊은 층(1980년대생–2000년대생)의 F0보다 높게 실현되었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통시적으로 평음의 F0는 점차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며, 이러한 변화로 인하여 젊은 세대로 갈수록 '격음・경음(높은 F0)-평음(낮은 F0)'의 대비가 더욱 뚜렷해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앞서 살펴본 평음의 VOT가 길어지는 변화와 함께 고려하면, 경북 방언의 평음은 VOT, F0의 두 음향적 측면에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VOT의 변화가 1960년대생에서부터 관찰되는 것과는 달리, F0의 변화는 그보다 늦은 1980년대생에서부터 관찰된다는 점에서 VOT의 변화와 F0의 변화에는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다.
한편, 격음과 경음에 관해서는, 평음과 같은 뚜렷한 통시적 변화를 확인하기 어렵다. 격음에서는 모든 세대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경음에서도 몇몇 세대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기는 했으나 일관된 경향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격음 및 경음에서는 세대에 따른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앞서 살펴본 격음과 경음의 VOT의 결과와도 일치하며, 따라서 격음과 경음에서는 VOT와 F0 모두에서 통시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로 세대와 성조의 상호 효과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세대별 성조에 따른 F0의 측정 결과는 표 11과 그림 6와 같다.
Bonferroni에 의한 사후 검정의 결과, 세대에서의 성조 효과는 모든 세대에서 F0가 ‘LH≪HH≪HL’의 순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성조에서의 세대 효과는 성조 유형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 HH 유형에서는 1980년대생과 1960년생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지만, 다른 세대 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HL 유형에서는 1950년대생, 1960년대생, 1970년대생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는데, 이 세 세대들과 1980년대생, 1990년대생, 2000년대생들과의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2000s, 1990s, 1980s≪1970s≒1960s≒1950s). 그리고 1980년대생과 1990년대생 사이,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1980년대생과 2000년대생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LH 유형에서는 1950년대생과 1960년대생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1970년대 이후의 세대들 간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는데, 1950년대생 및 1960년대생과 1970년대 이후의 세대들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1950s≒1960s≪1970s≒1980s≒1990s≒2000s).
다시 표 11과 그림 6을 보면 모든 세대에서 성조 유형에 따른 F0는 ‘LH≪HH≪HL’의 순으로 높으며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였다. 이는 모든 세대에서 성조 유형에 따라 F0가 구별되어 실현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세대에 따른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젊은 세대로 갈수록 성조 유형 간 F0의 차이가 줄어들어 가는 양상이 관찰된다. HH 유형에서는 세대에 따른 큰 변화를 관찰하기 어렵지만, HL 유형에서는 세대가 젊을수록 F0의 값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며, 사후 검정 결과 중장년층(1950년대생–970년대생)과 젊은 층(1980년대생–2000년대생)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반면 LH 유형에서는 세대가 젊을수록 F0값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며, 사후 검정 결과 역시 노년층(1950년생, 1960년대생)과 젊은 층(1970년대 이후 세대)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HL 유형에서의 F0감소와 LH 유형에서의 F0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어, 세대가 젊을수록 성조 간 F0 값의 차이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비록 모든 세대에서 성조 유형에 따라 F0가 구별되고 있으나, 성조 유형 간의 대비가 점차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 7은 지금까지 살펴본 VOT와 F0의 결과를 세대별로 동일한 공간상에 나타낸 것이다. 세대별로 VOT와 F0의 분포를 살펴보자. 먼저 1950년대생을 보면 평음과 경음이 상당 부분 겹쳐 나타나는 반면 격음은 VOT에 의해 떨어져 있다. 즉, 이 세대에서는 VOT에 의해 격음이 경음 및 평음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양상을 보인다. 또한 평음의 F0도 경음 및 격음과 상당 부분 겹쳐서 나타나, 어두 폐쇄음의 변별에 F0의 기능이 크게 관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5. 그리고 1960년대생부터 평음이 점차 격음에 근접해가기 시작하지만, 여전히 평음과 경음은 일정 부분 겹쳐 나타난다. 1970년대생과 1980년대생에서는 평음은 VOT의 측면에서 격음에 더욱 가까워지는 반면, F0 측면에서는 격음보다 낮은 지점에 위치하게 된다. 동시에 경음은 VOT에 의해 평음 및 격음과는 분리되게 된다. 즉, 이 세대부터 경음이 VOT에 의해 평음 및 격음과 구별되고, 평음과 격음은 F0에 의해 구별되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에 이르러서는 평음의 VOT와 격음의 VOT가 더욱 겹쳐지지만, 평음은F0가 낮은 영역에, 격음은 F0가 높은 영역에 위치하여, 두 음이 뚜렷하게 구별되게 된다. 그리고 경음은 VOT에 의해 평음, 격음과는 완전히 구별된 공간에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젊은 세대에서는 VOT가 짧은 경음이 다른 두 어두 폐쇄음과 구별되고, VOT가 비슷해진 평음과 격음은 뚜렷해진 F0의 차이로 인해 구별되는 양상이 명확해진다.
이와 같이 VOT–F0 공간의 변화를 종합하면, 평음의 VOT 및 F0 변화에 따라 어두 폐쇄음의 변별에서 두 음향 특징의 기능이 통시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노년층에서는 평음과 경음의 VOT가 겹쳐 나타나 VOT는 주로 격음을 다른 폐쇄음과 구별하는 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세대가 젊어질수록 평음이 격음의 VOT에 점차 접근하면서, VOT는 경음을 구별하는 주요 단서로 기능하게 된다6. 한편, 평음과 격음의 VOT가 겹쳐짐에 따라 두 음의 구별에서 VOT의 역할은 약화된 반면, F0의 차이는 더욱 뚜렷해지면서 그 변별 기능은 강화되고 있다.
4. 논의 및 결론
지금까지 195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까지 연속된 화자의 발화를 대상으로 경북 방언 어두 폐쇄음 음향 특징이 세대별로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살펴보았다. VOT에 관해서는 노년층에서 평음의 VOT가 경음의 VOT에 근접했지만, 세대가 젊을수록 평음의 VOT가 길어져 평음과 격음의 VOT가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조 유형에 따른 VOT에서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즉 성조 유형이 HL일 때, 다른 성조 유형들에 비해 VOT가 유의미하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F0에 관해서는 어두 폐쇄음에 따른 F0에 관해서는 중장년층(1950년대생–1970년대생)에 비해 젊은 층(1980년대생–2000년대생) 평음의 F0가 낮아지는 변화가 관찰되었다. 성조 유형에 따른 F0 실현에서도 변화가 확인되었는데, 세대가 젊을수록 성조 유형들 간 F0의 차이가 감소하여, 성조 유형의 대비가 약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세대별 VOT-F0 공간의 분석을 통해, 평음의 VOT가 길어지고 F0 가 낮아지는 변화로 인하여, VOT와 F0가 폐쇄음 변별에 작용하는 양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경북 방언에서 폐쇄음의 변별 체계가 통시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VOT와 F0의 통시적 변화를 함께 고려하면, 노년층에서는 VOT가 주로 격음을 구별하는 기능을 한 반면, 젊은 층으로 갈수록 경음을 구별하는 단서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젊은 세대로 갈수록 평음의 F0가 낮아져 어두 폐쇄음에 따른 F0의 차이가 뚜렷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VOT가 겹쳐지게 된 평음과 격음의 구별에서는 VOT의 기능이 약화되고 대신 F0의 기능이 강화되었다. 또한 세대가 젊을수록 성조 유형 간 대비가 약화되는 양상을 함께 고려하면 폐쇄음의 변별에서 F0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반면, 성조 유형의 변별에서 F0가 담당하던 기능이 점차 축소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하면 F0가 노년층에서는 주로 성조 유형의 구별에 기여하였으나 젊은 층으로 갈수록 어두 폐쇄음의 구별에 더욱 관여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경상도 방언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들의 결과와 대체로 일치한다. 특히 Lee & Jongman(2019)가 경남 방언 어두 폐쇄음의 구별에서 VOT의 기능이 감소하고 F0의 기능이 강화된 반면, 성조 유형의 변별에서는 F0의 사용이 감소되었다고 주장한 바와 같이, 본 연구의 경북 방언 역시 동일한 경향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즉, 경남 방언과 경북 방언 모두 비슷한 방향으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평음과 격음의 VOT가 근접해 가고, F0의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 방언의 변화와도 비슷하다. 다만 평음과 격음의 VOT가 접근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세대에서 어두 폐쇄음 간 VOT 차이는통계적으로 유의미하여, 젊은 세대의 두 폐쇄음의 VOT가 융합된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다. 이는 서울 방언 젊은 층에서 평음과 격음의 VOT가 융합되었다고 보고한 기존 연구들(Byun, 2016; Kang, 2014; Kang & Guion, 2008; Silva, 2002, 2006a, 2006b)들과는 차이를 보인다. Lee & Jongman(2019)는 경남 방언 어두 폐쇄음 음향 특징이 변한 원인으로 서울 방언과의 접촉을 들고 있는데, 그 해석을 받아들이면 경상도 방언의 어두 폐쇄음은 서울 방언을 모델로 변화 중이며, 따라서 평음과 격음의 VOT가 아직 융합된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 연구들과 상반되는 또 다른 결과도 확인되었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서울 방언 어두 폐쇄음 VOT의 통시적 변화는 평음의 VOT가 길어지고 격음의 VOT가 짧아지는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 반면, 본 연구의 경북 방언에서는 평음의 VOT는 길어지지만 격음의 VOT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길어지는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와 유사한 결과는 경남 방언의 어두 폐쇄음 역시 평음의 VOT만이 길어지는 변화를 보인다고 한 Kwon(2019)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F0 역시 평음에서만 변화가 관찰되었고 격음과 경음에서는 세대에 따른 일관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즉 평음은 VOT, F0의 두 음향적 측면에서 변화가 진행되지만, 격음과 경음에서는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경상도 방언에서 나타나는 어두 폐쇄음 음향 특징의 변화는 평음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그 원인은 아직 파헤치기 힘들다.
변화가 시작된 시기 및 순서에 관한 해석에서도 기존 연구들과 차이가 있다. 본 연구와 비슷하게 경남 방언의 연속된 화자를 대상으로 한 Kwon(2019)는 평음의 VOT가 경음보다 격음에 더 가깝게 실현되는 과도기 형태가 20대 남자와 20~30대 여자에서 발견된다고 하였다. 아울러 F0가 ‘평음<격음<경음’의 3원적 대립으로 세분화되는 세대 역시 여성 20대로 보았다. 하지만 본 연구의 VOT 및 F0의 변화는 Kwon(2019)보다 훨씬 이른 세대부터 관찰되며, 특히 평음 VOT의 변화는 이미 1960년대생에서부터 관찰되어, 1965년생부터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한 Silva(2006b)의 서울 방언과 더 가깝다. 평음 F0의 변화 또한, 중장년의 F0보다 통계적으로 낮게 실현된 것은 1980년대생 이후부터이며, 성조 유형에 따른 F0의 차이가 나타난 시점은 HL유형이 1980년대생, LH 유형이 1970년대생부터로, Kwon(2019)의 연구 결과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관찰된다. 또한 F0와 VOT의 변화가 시작된 시기를 비교하면, VOT의 변화가 F0의 변화보다 더 이른 시기에 더 명확하게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서울 방언 어두 폐쇄음 음향 특징의 변화에 대해, Byun(2016)은 F0의 변화가 먼저 일어나 변별 자질로 F0의 차이가 충분히 발달된 후에 VOT가 변화하였다고 하고 있다. Kwon(2019)와 Lee & Jongman(2019) 또한 경남 방언의 성조 유형에 통시적 음운 변화가 먼저 일어나 그로 인해 어두 폐쇄음의 변화가 야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Kang(2014)는 F0대립의 발달과 VOT 대립의 소실이 단계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하였다. 경상도 방언의 경우 성조의 존재를 고려하면, VOT보다 F0의 변화가 좀 더 보수적인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즉, 서울 방언의 영향으로 폐쇄음의 VOT의 변화가 먼저 진행되고, 성조 체계의 유지를 위해서 F0의 변화가 더디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선후 관계와 그 원인에 관해서는 향후 연구들을 통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